이집트서 또 유혈시위…12명 사망

이집트서 또 유혈시위…12명 사망

입력 2011-11-21 00:00
수정 2011-11-21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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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부터 이틀간 14명 사망, 1천여명 부상

이집트 민주화 운동의 성지로 불리는 타흐리르 광장에서 20일(현지시간) 군경과 시위대 간에 또다시 유혈충돌이 발생해 12명이 숨지고 214명이 다쳤다고 AFP통신 등 외신이 현지 의료진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지난 19일에도 카이로와 알렉산드리아에서 발생한 시위대와 경찰의 충돌로 2명이 숨져 지난 이틀간 모두 14명이 사망했다. 총 부상자는 1천명을 넘어섰다.

군경은 지난 18일부터 사흘째 타흐리르 광장에서 점거 시위를 하거나 이날 오전부터 다시 모인 수백 명의 시민을 해산시키기 위해 오후 5시께 고무탄과 최루탄을 무차별 발사하며 광장에 진입, 시위대 수십 명을 체포했다.

또 경찰 일부가 광장 중간에 설치된 텐트와 오토바이에 불을 지르거나 시위대를 곤봉으로 때리는 장면이 TV 카메라에 잡혔다.

그러나 한 시간여 뒤 수천 명 규모로 불어난 시위대가 다시 타흐리르 광장으로 몰려들어 현재 광장을 재점거했다.

수천 명의 시위대는 “우리는 정권 전복을 원한다”고 외치며 다 쓴 탄약통과 최루 가스통을 사용해 진압에 나선 경찰에 저항했다.

한 시위 참가자는 “군부는 귀를 닫은 채 우리에게 관심조차 없다. 그래서 우리는 거리를 계속 점거하고 권리를 주장할 것이다. 결국 정의는 승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이집트 동부도시 수에즈와 이스마일리아, 북부 시나이 반도에서도 각각 연대 시위가 벌어졌다.

타흐리르 광장은 지난 2월 호스니 무바라크 전 대통령의 30년 독재를 끝낸 이집트 시위의 거점으로 통하고 있다. 시위대는 오는 28일 치러질 총선을 앞두고 과도 정부를 이끄는 군부에 신속한 민정 이양을 요구하며 최근 시위를 재개했다.

이집트 정부는 시위대와 군경 간 충돌로 인해 정치일정이 차질을 빚을 수도 있다는 우려에도 총선을 예정대로 실시하겠다고 발표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내각은 국영TV에 낭독된 성명에서 “정부는 시간에 정확히 맞춰 선거를 치르는데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캐서린 애쉬튼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이날 성명을 통해 이집트에서 발생한 유혈사태를 비난하고 폭력 사용을 자제할 것을 촉구했다.

캐서린 고위대표는 “수많은 사망자와 부상자들이 발생한 데 대해 개탄하며 유가족들에 연대를 표한다”고 밝히고 “신속한 정권 이양과 민주주의 원리 수호에 대한 시민의 요구에 귀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집트 국영TV 웹사이트가 이날 ‘카이로 유혈사태와 관련해 편향된 보도를 하고 있다’고 비난하는 해커들에 의해 공격을 당했다.

dpa 통신에 따르면 해커들은 국영TV 홈페이지에 “이전에 당신들은 무바라크 정권을 위해 일한 위선자들이었다. 이제 당신들은 군부를 위해 일하는 위선자들이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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