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 없는 시위가 美 역사 만들었다”

“리더 없는 시위가 美 역사 만들었다”

입력 2011-10-12 00:00
수정 2011-10-12 0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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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고트니 교수, 월가 점령시위 분석

미국 포드햄대의 헤더 고트니(사회학) 교수는 11일 워싱턴포스트에 기고한 칼럼에서 월가 점령 시위가 지도력 부재로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세간의 지적이 있지만알고 보면 지도부 없는 시위가 미국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고트니 교수에 따르면 우선 1960~1970년대 여권 신장론자들이 사적으로 자행되는 여성에 대한 억압을 정치문제화하려는 목적으로 시작한 ‘여권 자각 운동’이다. 이 페미니스트 운동에는 리더가 없었다. 모든 여성이 자신의 경험과 의견을 동등하게 제시하면서 열띤 운동이 전개됐다. 개인적인 것이 사회적인 것이 된 것이다.이 여권 자각 운동은 이후 동성애자(게이) 인권 운동의 모태가 됐다. 골방에서 움츠려 있던 동성애자들이 ‘커밍아웃’을 통해 자신의 스토리를 자유롭게 공유하는 것은 여권 자각 운동의 전개 과정과 비슷하다. 이 역시 리더 없이 강압적이지 않은 환경에서 전개됐다. 미국인의 삶에 큰 변화를 가져온 이 두 운동이 특정 지도부 없이 일어난 것이다.

1990년대 후반 세계화 및 신자유주의 반대 운동도 비슷한 메커니즘이다. 특정인에 의해 주도된 것이 아님에도 이 운동은 전 세계적으로 번졌다. 지금 월가 시위도 비슷하게 전개되고 있다고 고트니 교수는 주장했다. 미국 전역의 각 도시에서 각자 알아서 시위가 조직되고 있다. 오로지 “우리는 1%의 탐욕과 부패를 더 이상 참을 수 없는 99%다.”라는 인식이 이들을 단합시키고 있다. 맨해튼의 공원에서 진행되는 시위대의 회의에서는 누구나 의견을 개진할 수 있고 거수를 통해 의사를 결정한다.

이렇게 국민들이 리더를 자처하게 되는 현상은 의회가 국민을 제대로 대변하지 못할 때 일어난다. 국민들이 더 이상 리더를 믿지 못하고 “우리가 더 잘할 수 있다. 우리가 모두 리더다.”라는 생각을 갖게 되는 것이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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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0-12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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