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유럽본부의 가을밤…아리랑 선율에 탄성

유엔 유럽본부의 가을밤…아리랑 선율에 탄성

입력 2011-10-08 00:00
수정 2011-10-08 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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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밤(현지시간) 차가운 가을 밤 공기를 가르는 아리랑의 선율이 제네바 유엔 유럽본부 공연장을 메운 500여 명의 청중들의 입에서 탄성을 자아냈다.

한국국제교류재단과 주 제네바 대한민국 대표부가 공동으로 주최한 이날 무대는 유럽 순회공연에 나선 TIMF 앙상블이 주인공이었다.

실내악 연주단 TIMF 앙상블은 통영 출신 작곡가 윤이상을 기념해 만들어진 통영국제음악제를 널리 알리기 위해 2001년 창단됐다.

이날 제네바 공연에는 바이올린과 바순, 첼로, 호른, 클라리넷 등 서양 악기 연주자들과 함께 청자빛 한복과 자주색 치마 저고리를 입은 대금과 가야금 연주자들이 나란히 등장했다.

서양 클래식과 한국 전통음악의 조화를 주제로 한 공연은 영산회상 중 첫번째 곡인 상령산의 가락을 낮고 느린 음조로 풀어낸 대금 독주로 문을 열었고, 바흐의 대위법적 변주곡(BWV 1079)의 5번째 곡인 ‘6성의 리체르카레’가 뒤를 이었다.

클래식의 운율이 사라질 무렵 가야금 명인 황병기의 산운(山韻)을 타는 가야금 소리가 공연장을 메우자 청중들은 숨을 죽였다.

이어 브라질의 유명 작곡가 빌라-로보스의 노래와 슈베르트의 ‘8중주’, 대금 독주곡 ‘청성곡’, 윤이상의 ‘현악기를 위한 융단’, 가야금 산조 등이 차례로 선보였다.

청중들의 가장 큰 호응을 끌어낸 것은 소프라노 이민정이 부르는 우리 민요 ‘엄마야 누나야’, ‘새야 새야’ 두 곡이었다.

프리랜서 언론인 로버트 제임스 파슨스는 “마지막 프로그램에 들어있던 두 곡이 가장 좋았다”며 “음악들이 하나 하나 흥미롭고 매혹적이었으며, 다음 선율은 무엇일까 하는 궁금증 때문에 공연 내내 눈과 귀를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공연이 끝날 무렵 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알려진 우리 노래 ‘아리랑’이 서양 클래식 악기와 가야금, 대금의 반주로 연주되자 청중들의 얼굴이 환하게 밝아졌다.

코트디부아르 외교관 아카 티고리는 “아리랑을 처음 들었는데 너무 아름답다”며 뷰티플을 연발했다.

TIMF 앙상블은 오는 10일 그리스 아테네 카코야니스 재단 홀과 13일 로마 바티칸 시국 성모 마리아 성당에서 한국의 현대창작음악을 선보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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