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량살상 준비 방법 소개하며 “이베이는 당신의 친구”
노르웨이 연쇄테러 용의자 아네르스 베링 브레이비크가 범행에 사용한 무기와 폭탄제조용 화학물질을 세계적 전자상거래업체인 이베이(eBAY)를 통해 구입했다고 영국 선데이 텔레그래프가 30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 신문은 브레이비크가 지난 7개월간 구입한 물품을 밝히기 위해 수천건의 온라인 거래 내역을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브레이비크는 범행 전 인터넷상에 올린 1천500쪽 분량의 선언문에서 무기 구입 등 대량 살상 준비 방법을 소개하면서 “이베이는 당신의 친구”라고 적기도 했었다.
브레이비크는 ‘앤드루브레이’라는 이름으로 이베이 계정을 사용하면서 영국 북부의 상인으로부터 500g의 유황 분말을 구입했다. 이 유황은 폭탄 뇌관을 만들 때 사용되는 화학물질 DDNP를 제조하는 데 쓰였다.
유황은 수족관 여과장치나 원예 등 다양한 목적으로 사용되기 때문에 합법적으로 사고 팔 수 있다. 브레이비크는 선언문에 당시 “세관에서 유황이 든 상자를 잡아내 당국에 알리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고 썼다.
브레이비크는 또 화학물질과 비료를 혼합해 폭탄을 만들 때 사용하는 마스크와 위험물질 보호복을 지난해 9월과 11월 차례로 구입했다.
이밖에도 영국의 한 회사는 브레이비크가 독성물질을 입힌 총알을 만드는 데 사용한 장비를 팔았고, 홍콩과 중국의 상인은 각각 소총과 줌 망원경을 판매했다.
브레이비크가 선언문에 해당 사이트에서 어떻게 장비와 물품들을 구입했는지 기술해놓은 것을 보면 그가 이베이에 또다른 계정을 갖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
세인트 앤드루스대의 테러리즘ㆍ정치적폭력 연구센터의 폴 위킨슨 교수는 “세밀한 감시가 이뤄졌다면 브레이비크가 하려는 일을 파악해 이번 사태를 막을 수도 있었다”며 “늦었지만 노르웨이는 이러한 거래와 자국내 극단주의 단체에 대한 감시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