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해킹파문, 선정적으로 변질”

“英해킹파문, 선정적으로 변질”

입력 2011-07-21 00:00
수정 2011-07-21 0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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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일요신문 뉴스오브더월드의 휴대전화 해킹 파문이 타블로이드 언론처럼 선정적으로 전개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지적했다.

WSJ는 20일(현지시각) 수상쩍은 취재 관행에 대한 파문이 갑자기 사회극, 첩보 영화, 익살극으로 가득 찬 첩보물 대가의 작품처럼 보이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뉴스오브더월드를 보유한 ‘언론 재벌’ 루퍼트 머독이 소유한 WSJ의 이런 보도는 해킹 파문에 대한 뉴스가 불법적인 취재 관행보다는 파문 이후 발생한 부수적 사건과 이에 대한 추측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는 데 대한 반발로 보인다.

WSJ는 이번 파문의 선정적 전개에 대한 근거로 머독에 대한 청문회 하루 직전인 지난 18일 템스강 인근 주차장에서 발견된 휴대용 컴퓨터, 같은 날 발생한 해킹 폭로 기자의 사망, 청문회장에서 발생한 머독에 대한 면도 거품 공격 등을 제시했다.

머독의 최측근으로 뉴스오브더월드의 모회사인 뉴스인터내셔널 최고경영자였던 리베카 브룩스의 집 근처 주차장에서 휴대용 컴퓨터 등이 발견되자 일부 언론에서 브룩스가 숨겼다는 보도가 나왔다.

WSJ는 하지만, 브룩스의 대변인이 컴퓨터는 브룩스의 것이 아니라 그의 남편인 찰리 브룩스의 것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또 뉴스오브더월드의 해킹이 광범위하게 이뤄졌다고 폭로했던 이 신문의 전 기자 션 호어가 숨진 채 발견되자, 그의 죽음을 둘러싼 의혹들도 제기됐다.

영국 경찰은 호어의 사망과 관련, “타살 증거가 없다”고 밝혔다고 WSJ는 전했다.

머독에 대한 청문회 당일 한 남성이 면도거품이 담긴 접시로 머독을 공격하려 하자 머독의 부인 웬디 덩이 이 남성의 뺨을 때리며 저지한 사건이 발생하자, 주요 언론들은 머독의 사과 발언과 함께 이 사건을 집중적으로 보도했고 특히 웬디 덩에 대해 상당한 지면을 할애했다.

또 WSJ는 청문회장 앞에서 “머독의 악의 제국을 없애야 한다”는 시위대의 주장을 전하면서 청문회를 지켜본 많은 사람이 머독이 악의 주인으로 보이기보다 거대한 압력에 짓눌리는 80세 노인 이상의 모습으로 보이는 데 놀라고 있고 동정적인 분위기도 있다고 보도했다.

런던의 택시 운전사로 머독이 소유한 선의 정기 독자라고 자신을 소개한 브라이너 배너먼은 “누군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은 알지만 80세 된 노인이 일어나 사과해야 할 일인지 모르겠다”며 “나는 내가 좋아하는 신문을 계속 보겠다”고 말했다고 WSJ는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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