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멍구 시위로 자원 ‘막개발’에 제동

네이멍구 시위로 자원 ‘막개발’에 제동

입력 2011-06-22 00:00
수정 2011-06-22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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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족(漢族)이 몽골족 유목민을 대형트럭으로 치어 숨지게 한 사건이 네이멍구(內蒙古) 자원 ‘막개발’에 제동을 걸었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22일 보도했다.

통신은 몽골족의 집단 시위로 이어진 이번 사태가 석탄 막개발에 따른 네이멍구의 사막화, 현지주민의 삶터 파괴 및 환경피해를 일깨움으로써 중국 정부에 더는 부적절한 개발을 허용해서는 안 된다는 신호를 줬다고 평가했다.

통신에 따르면 무분별한 석탄 채취와 그와 관련한 용수사용으로 사막화가 급진전돼 지난 2009년 기준으로 네이멍구 면적의 52%가 이미 사막화됐다. 네이멍구에서 지난 10년간 매년 80만 4천 ㏊가 초지에서 사막으로 변했다. 이런 사막화는 인접한 베이징으로 확산되고 있다.

바터얼(巴特爾) 네이멍구 자치구 주석은 지난 1일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 기관지인 ‘치우스(求是)’에 “급속한 도시화와 자원개발은 네이멍구 환경에 새 도전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때문에 중국 정부는 네이멍구 시위사태 후 발 빠르게 신장위구르자치구와 더불어 네이멍구에서 초원보호 지대를 설정하는 한편 유목을 중도포기하는 유목민에게 보조금을 지급하는 이른바 초원보호정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는 이와는 별도로 네이멍구에서 석탄을 채취하는 기업에 ‘환경 책임’을 많이 부담시킬 예정이라고 통신은 전했다.

우선 석탄 채취에 따른 초지 파괴와 용수 부족 현상으로 현지주민의 고통이 가중되고 있는 만큼 이를 금전적으로 보상토록 하는 한편 일자리를 제공하도록 해당 기업에 종용한다는 계획이다. 네이멍구에서 몽골족의 74% 가량인 150만명이 빈곤선 이하의 생활을 하는 점을 감안한 정책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는 아울러 새 광산을 개발할 때 환경오염 기준을 대폭 강화하고 석탄 운반트럭이 유목민 거주지를 통과하지 못하도록 할 예정이다.

이런 정책은 지난달 10일 네이멍구 자치구의 시린궈러멍(錫林郭勒盟.盟은 행정단위)의 한 초원에서 초지 보호를 주장하는 유목민 모르건(莫日根)이 석탄 운반 트럭에 무참히 깔려 숨진 사건이 몽골족의 대규모 시위로 이어지면서 나온 것이다.

이와 관련해 중국 법원은 지난 8일 1심 재판에서 한족 가해자인 트럭운전사 리린둥(李林東)에게 사형을 선고한 데 이어 21일 2심에서도 사형을 확정하면서, 한 달여 동안 이어졌던 몽골족 시위는 마무리 수순에 들어갔다.

그러나 이처럼 환경오염 기준 강화와 채취비용 상승으로 석탄 개발이 어려워져 수급 차질이 예상되고 있다고 신화통신이 소개했다.

통신에 따르면 중국 전체면적의 12%를 차지하는 네이멍구의 석탄 부존량은 7천414억t이고, 지난해 7억8천700만t을 생산해 중국 최고였다. 올해 8억5천만t 생산에 이어 오는 2015년에는 그 생산량이 중국 전체의 26%를 차지할 예정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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