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은 유니세프와 ‘위기의 아이들’에 나눠 기부
영국 윌리엄 왕자 결혼식 때 베아트리스 공주가 썼던 우스꽝스러운 모양의 모자가 경매에 부친 지 열흘 만에 13만 달러(1억4천만원)에 팔렸다.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둘째 아들 앤드루 왕자의 맏딸 베아트리스 공주가 윌리엄 왕자의 결혼식 때 쓰고 나와 ‘변기 시트’ 혹은 ‘거대한 프레첼’ 같다는 혹평을 들었던 하객 모자가 22일(현지 시각) 경매 사이트 이베이에서 1억 4천여만 원에 낙찰됐다.
아일랜드 출신의 모자 디자이너 필립 트레이시가 제작한 이 모자를 팔아 번 돈은 유니세프(UNICEF)와 영국 자선단체 ‘위기의 아이들(Children in Crisis)가 나눠갖는다.
이 모자는 지난 4월 29일 열린 윌리엄 왕자의 결혼식 때 폭발적인 관심을 받았다.
심지어 페이스북에는 ‘베아트리스 공주의 우스꽝스러운 왕실 하객 모자’라는 제목의 웹페이지가 생겨 14만3천여 명이나 가입했다.
또 사슴 뿔 같다는 등의 혹평과 함께 이 모자는 각종 인터넷 사이트에서 주로 믿기 어려운 일들과 관련한 풍자 그림에 등장하기도 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비롯한 미국 정부 수뇌부 인사들이 모두 베아트리스 공주의 모자를 쓴 채 오사마 빈 라덴의 사살 작전을 지켜보는 패러디 그림이 인터넷에서 큰 화제를 모았었다.
화제의 당사자인 베아트리스 공주는 이베이 웹사이트를 통해 “모자에 쏟아진 엄청난 관심에 그저 놀라울 뿐이다”라며 “모자로 성금을 많이 모아 훌륭한 자선단체 두 곳에 기부할 기회를 얻어서 영광이다”라고 밝혔다.
결혼식 당시 왕실 여성들의 모자를 전담 제작했던 세계적인 모자 디자이너 필립 트레이시도 “22살밖에 안 된 어린 공주가 모자를 활용해 좋은 일을 하려는 걸 보니 기쁘고 즐겁고 감동적이다”고 밝혔다.
그는 또 “이번 이를 계기로 전 세계 사람들이 더 관대해지고 이 모자도 많은 이에게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 이 모자는 긍정의 상징이다”라고 덧붙였다.
베아트리스 공주도 “모자를 산 분도 나처럼 즐거워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 모자는 이베이 경매에 올랐을 당시 ‘월계화 직물로 만들어진 독특한 구조의 하객 모자입니다!’라는 제목과 함께 ‘중력의 한계를 넘어서는 모자!’라는 톡톡 튀는 설명이 덧붙여져 있었다.
한편 이 모자를 사겠다고 입찰한 사람은 모두 40명이었고 이베이는 낙찰받은 주인공의 신상을 공개하지 않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