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전제조건 없이 어떤 문제든 한미와 논의 준비”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은 북한이 전제조건 없이 한국, 미국과의 대화를 할 준비가 돼 있지만, 미국으로부터의 안전보장 없이는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북한을 방문중인 그는 27일 ‘디 엘더스(The elders)’ 홈페이지에 올린 글을 통해 “이곳 평양에서 바쁜 스케줄을 보내는 내내 일관되게 들은 것은 북한이 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원하고 있으며, 어떤 주제에 대해서든지 전제조건 없이 미국, 한국 모두와 대화를 할 준비가 돼 있다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큰 난제는 그들이 미국으로부터의 안전보장 없이는 핵프로그램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라고 언급, 북한이 카터 일행에게 안전보장 없이는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거듭 밝혔음을 시사했다.
그는 “우리는 북한의 입장을 가능한 한 많이 파악하기 위해 평양에서의 얼마 안되는 날들에 열심히 일할 것”이라면서 “우리가 긍정적이고 건설적인 메시지를 갖고 미국과 유럽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카터 전 대통령은 이어 “한국전쟁을 끝낸 정전협정 이후 60년 이상 북한과 한국이 평화협정을 체결하지 않은 것은 비극”이라면서 “나의 조국인 미국은 한국의 보증인으로, 북한 주민들에게 큰 우려를 만들어내고 북한의 정치적 에너지와 자원들을 소진시키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디 엘더스의 방문이 북한이 외부세계에 덜 비밀스러운 곳이 되도록 돕고, 북한이 직면한 심각한 도전 뿐만 아니라 그들의 발전 포부를 우리가 전달해 줄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밖에 그는 “세 번째 북한 방문을 위해 평양에 다시 온 것이 기쁘다”고 방북 소감을 전한 뒤 1994년 자신의 첫 번째 방북 당시를 회상하면서 김일성에 대해 “나와 나의 처 로절린에게 매우 따뜻했고 우호적이었다. 애석하게도 그 후에 얼마되지 않아 숨지고 말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김정일이 김일성의 정책을 이어갔으며 한국과도 정상회담을 했던 사실을 거론하면서, 김대중 전 대통령의 ‘햇볕정책’이 남북간의 더 나은 관계를 구축하는데 매우 도움이 됐던 것으로 평가했다.
그는 현 상황과 관련해서는 남북간에 핵심 이슈들에 대해 공식적인 대화가 없는 상황이며, 한국의 동맹국인 미국도 북한과의 직접적인 대화는 거부하고 있고, 한.미 모두 북한의 절박한 식량부족에 대해 지금은 지원할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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