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개입땐 이라크보다 끔찍한 피바다 될 것”

“美 개입땐 이라크보다 끔찍한 피바다 될 것”

입력 2011-03-04 00:00
수정 2011-03-04 0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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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다피, 장장 2시간30분간 세번째 TV연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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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150분이었다.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의 장광설은 8일 전보다 정확히 2배 늘어났다. 뻔뻔한 태도는 여전했다. 그는 반정부 시위대를 유혈진압한 것은 정당하며 물러날 의사가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서구세력이 군사 개입을 하면 리비아 전역이 피바다가 될 것이라는 원색적인 경고도 잊지 않았다. 그는 “정유시설이 국가의 통제 하에 있다.”고 주장하면서 향후 반군이 장악한 유전지대를 탈환하기 위해 전투를 계속할 것임을 암시했다.

카다피는 2일(현지시간)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의 한 건물 강당에 모습을 드러냈다. 흰색과 검은색이 섞인 이슬람 전통 복장에 트레이드 마크인 갈색 터번을 머리에 두른 차림이었다. 지지자들과 내외신 기자들 앞에서 2시간 30분간 계속된 그의 연설은 리비아 국영TV를 통해 방송됐다. 반정부 시위가 시작된 지난달 15일 이후 3번째 TV 출연이었다.

카다피는 외세 개입을 비난하는 데 많은 시간을 썼다. 영국 등이 비행금지구역(NFZ) 설정 등 군사 개입을 추진하는 것을 의식한 발언이다. 그는 “미국과 서구세력이 리비아에 들어오길 원한다면 이라크보다 더 끔찍한 지옥과 피바다가 될 것임을 똑똑히 알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군과 나토군이 들어오면 수천만명이 죽을 것”이라고도 했다. 미국이 패배했던 베트남 전쟁을 들먹이며 “100만~300만명에게 무기를 나눠 줄 준비가 돼 있다. 우리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조롱하기도 했다.

석유에 대한 집념도 드러냈다. 카다피는 “정유시설은 안전하다. 해외 정유회사들이 겁을 먹은 것 같다.”면서 “만약 서양 회사들이 리비아를 나간다면 중국, 인도, 대한민국, 브라질 등의 회사와 경제협력을 맺을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발언은 내전 장기화를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과 유럽연합 등이 카다피의 해외 자산을 동결한 상황에서 돈을 조달할 유일한 수단이 유전지대 탈환 및 석유 수출 정상화이기 때문이다. 카다피는 “그들이 리비아의 자산에 손대는 것은 ‘해적질’”이라면서 “내 재산은 인도적인 가치, 조국, 역사처럼 영원무궁한 것”이라고 말했다.

카다피는 시위대 진압이 정당했다고 거듭 항변했다. 그는 “미국, 프랑스도 군대를 공격하고 무기를 훔치는 사람들에게 총을 쏠 것”이라면서 “국제 기구가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려서 방문해도 좋다. 숨길 것이 없다.”고 말했다.

자기애로 가득 찬 발언도 쏟아졌다. 카다피는 자신을 3인칭으로 표현하면서 “무아마르 카다피는 사임할 수 있는 대통령이 아니다. ‘그’는 해산할 의회도 없다.”며 물러날 뜻이 없다고 강조했다.

42년째 리비아를 철권통치 중인 카다피가 장시간 연설한 것은 건재함을 과시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지지자들의 환호성과 지지가 끊이지 않아 카다피의 연설이 중단될 정도였고 카다피가 마이크를 두드리며 조용히 해달라고 자제를 호소하는 장면이 그대로 방송을 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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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2011-03-04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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