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4명…칠레 매몰광부 구조 탄력

앞으로 4명…칠레 매몰광부 구조 탄력

입력 2010-10-14 00:00
수정 2010-10-14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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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 매몰 광부 구조작업에 탄력이 붙는 가운데 이르면 13일(현지시각) 중 33명 전원 구조가 가능할 전망이다.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는 칠레 당국은 이날 저녁까지 광부 29명 구조에 성공했고, 현 추세대로라면 이날 밤까지 나머지 4명도 끌어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세바스티안 피녜라 칠레 대통령은 “애초에는 시간당 한 명을 구조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40분에 한 명으로 속도가 붙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지상과 700m 지하를 오가며 광부들을 끌어올리는 캡슐 ‘불사조’는 이날 0시께 첫 구출 대상자 플로렌시오 아발로스(31)를 끌어올린 것을 시작으로 25분에 한 명을 구조한 경우도 있을 만큼 이상 없이 가동되고 있다.

간혹 문이 뻑뻑해져 잘 열리지 않을 때가 있고, 캡슐을 끌어올리는 바퀴에도 최소 한 차례는 윤활유를 뿌려야 하지만 아직 문제는 없다고 당국은 밝혔다.

광부들이 잇달아 지상으로 귀환하고, 구조작업에 계속 탄력이 붙는 상황에서도 현장에 대기 중인 구조대와 시민들은 광부들이 구조될 때마다 매번 열화와 같은 환호와 박수로 이들을 맞이했다.

마지막 주자인 작업반장 루이스 우르주아(54)까지 끌어올리고 나면 사상 최초로 구조 과정이 전세계로 생중계된 전대미문의 구조작전이 비로소 막을 내린다.

캡슐을 타고 올라오는 광부들도 많은 이들의 예상보다 건강했고 심지어 대다수는 깨끗이 면도까지 한 상태였으며, 일부는 싸움에서 승리한 용사처럼 주먹을 위로 쳐든 채 캡슐 밖으로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미 구조된 광부들은 33명 전원이 올라올 때까지 지상에서 기다렸다 함께 병원으로 이동하겠다고 밝히기도 했지만, 당국은 광부들이 가능한 한 빨리 건강검진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판단해 이들을 즉각 병원으로 옮기고 있다.

광부들이 후송된 코피아포 병원 의료진도 “규폐증이 있는 마리오 세풀베다(40ㆍ2번째 구조자)와 몸이 다소 쇠약해진 마리오 고메스(63ㆍ최고령자)를 빼면 모두 완벽한 상태”라고 전했다.

자이메 마날리치 보건장관은 광부들의 상태가 양호하나 1명에게 심한 폐렴 증상이 있고, 2명은 치과 수술을 받아야 하는 등 7명에게 특별치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광부 전원은 48시간 동안 병원에 머물며 정식 진료를 받을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광부들은 가족 일부와 만나게 되지만, ‘정식 상봉’과 공식 인터뷰는 이틀간의 검진 및 진료 과정이 끝나야 가능하다.

전날부터 현장에서 작업을 지켜보고 있는 피녜라 대통령은 “우리는 세계에 헌신과 노력, 희망에 관한 모범을 남겼다”면서 “칠레의 가장 큰 보물은 구리가 아니라 광부들”이라고 말했다.

그는 광부들이 갇혔던 산호세 광산을 국가기념물로 지정, 미래 세대를 위한 희망의 상징으로 남기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이번 구조 작전에는 광산 기술자와 구조 전문가, 의료요원 등 250여명과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첨단기술이 동원됐고, 지금까지 작업 비용으로 2천200만달러(약 247억원)가 투입됐다.

작업이 진행되는 동안 광부들의 몸 상태는 캡슐에 달린 소형 비디오 카메라와 쌍방향 소통수단, 광부들의 배에 부착한 생체 모니터 등을 통해 실시간 점검된다.

또 광부들은 급격한 환경변화에 대비해 아스피린을 복용하고, 혈전 방지를 위한 특수 양말과 산소마스크, 스웨터, 시력 보호를 위한 선글라스 등을 착용한 채 지상으로 나오게 된다.

현장에는 전날부터 2천명에 이르는 내외신 취재진이 몰려 북새통을 이룬 상태이며, CNN과 BBC 등 전 세계 주요 방송은 칠레 국영TV의 구조작업 생중계 화면을 받아 자국에 송출하고 있다.

이들 광부 33명은 지난 8월5일 산호세 광산 갱도 중간 부분에서 발생한 붕괴 사고로 약 70만t의 암석과 토사가 흘러내리면서 지하 약 700m 지점에 갇혔다.

대다수 광부가 사망했을 것으로 추정됐으나 매몰 17일 만인 8월22일 ‘피신처에 33명이 모두 생존해 있다’고 적힌 쪽지가 탐침봉에서 발견되면서 이들의 생존사실이 처음 알려졌고, 전 세계의 이목이 칠레로 집중됐다.

코피아포(칠레)=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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