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판 ‘政-言 전쟁’ 다시 불붙었다

미국판 ‘政-言 전쟁’ 다시 불붙었다

입력 2010-09-30 00:00
수정 2010-09-30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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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사사건건 발목… 신상문제까지 폭로” 폭스뉴스 비판

버락 오바마(왼쪽) 미국 대통령이 사사건건 자신의 정책에 반대하고 신상문제까지 거론하며 공세를 펴고 있는 보수 성향의 폭스뉴스를 다시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오바마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격주간지 ‘롤링스톤’과의 인터뷰에서 폭스뉴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객관적 언론의 황금시기는 역사에서 그리 길지 않았다.”고 말문을 연 뒤 “이전에도 랜돌프 허스트와 같이 자신의 관점을 의도적으로 선전하는 매체들이 있었고 폭스뉴스는 그런 부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어 “나는 (폭스뉴스의 관점에) 결코 동의할 수 없다.”면서 “폭스뉴스는 이 나라의 장기적 성장에 매우 파괴적”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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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선거 다가오자 극우공세 거세져

오바마 행정부와 폭스뉴스의 갈등은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해부터 줄곧 폭스뉴스가 의료보험 개혁을 비롯한 행정부의 개혁정책을 사사건건 물고 늘어지며 신랄하게 비판하는 것은 물론 사실이 아닌 내용을 사실인 양 확대 보도하자 급기야 올해 초 행정부 고위 인사들의 폭스뉴스 인터뷰를 금지했다. 조만간 백악관을 떠나는 람 이매뉴얼 비서실장을 비롯해 로버트 기브스 대변인, 데이비드 액셀로드 선임고문 등이 번갈아 가며 방송 대담 프로그램에 출연해 폭스뉴스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러다 지난 3월 오바마 대통령이 폭스뉴스에 출연하면서 갈등이 해소되는 듯했다. 하지만 최근 중간선거가 다가오면서 폭스뉴스의 공세가 다시 거세지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의 종교와 혈통, 국적 등 신상문제까지 다시 거론하며 근거 없는 공세를 펴는 등 극우 성향을 드러내고 있다. 9·11테러 현장인 그라운드제로 부근에 이슬람 사원이 들어서는 것을 지지하자 오바마 대통령을 이슬람과 연계짓는가 하면 부인인 미셸 오바마의 스페인 여름 휴가를 초호화판으로 몰아붙이는 등 근거 없는 보도들을 양산해 내면서 오바마 대통령이 다시 폭스뉴스에 각을 세우고 나선 것으로 보인다.

●보수성향 티파티 지지 등 눈엣가시

폭스뉴스의 소유주인 루퍼트 머독이 공화당에 100만달러를 기부하고, 폭스뉴스가 영향력을 확대해 가고 있는 보수성향의 유권자 운동단체인 티파티를 전폭적으로 지지하는 것도 거슬렸을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 행정부와 폭스뉴스의 갈등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워싱턴 김균미특파원 kmkim@seoul.co.kr
2010-09-30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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