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100곳·초호화 요트 등 최대규모 압류
마피아와의 전쟁을 벌이고 있는 이탈리아 정부가 사상 최대 규모의 마피아 자산을 몰수했다.이들은 시칠리아 트라파니 지역에서 풍력, 태양열 등 대체 에너지 관련 사업가로 행세해 온 비토 니카스트리(54)의 소유로 알려졌다. 수사 당국은 니카스트리가 주도한 마피아 조직이 녹색기업으로 위장해 에너지 기업들을 통해 돈세탁을 자행해 온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의 초점을 맞춰 이 같은 성과를 얻었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은 “지난해 체포된 니카스트리에 대한 수사 과정에서 녹색기업으로 둔갑해 돈세탁을 해온 거대 마피아 조직망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니카스트리는 주로 풍력발전회사 등 에너지 기업을 소유해 ‘바람의 제왕’으로 불려왔다. 이탈리아 국립형사국(DIA)의 안토니오 기로니 국장에 따르면 그는 현지 마피아 두목들 가운데서도 최고 우두머리인 마테오 메시나 데나로와 관계가 깊다.
마피아 단속에 골머리를 썩어온 이탈리아 당국에 이번 수사의 의미는 크다. 사상 최대 규모의 검은돈을 몰수함으로써 마피아의 기세를 한풀 꺾었다는 상징성에다 마피아 최대 거물 마테오의 배후에 수사망이 닿았다는 사실이다. 트라파니 출신의 마테오는 ‘보스 중의 보스’ ‘플레이보이 보스’로 통하는 마피아계 거물이다. 당국은 그의 행적을 파악하기 위해 1993년 이후 지금까지 주변 인물들을 밀착수사해 왔다.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는 자신의 임기가 끝나는 2013년까지 마피아를 비롯한 범죄조직을 소탕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마피아와의 전쟁을 선포한 지난 2008년 이탈리아 정부는 정식재판 이전에라도 조직범죄와 관련한 자산을 압류할 수 있는 법안을 도입했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2010-09-16 26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