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대통령에 크리스티안 불프…3차투표서 당선

독일 대통령에 크리스티안 불프…3차투표서 당선

입력 2010-07-01 00:00
수정 2010-07-01 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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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켈 총리의 정치적 패배

독일 집권 연정의 크리스티안 불프(51) 후보가 30일 독일의 차기 대통령으로 선출됐다.

기민당(CDU)-기사당(CSU) 연합과 자민당(FDP)의 집권 연정이 내세운 불프 후보는 대통령 간접선출 기구인 연방총회의 3차 투표에서 623표를 얻어 494표를 얻은 사민당(SPD)과 녹색당의 요아힘 가우크(70) 후보를 제치고 대통령에 당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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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티안 불프 독일 차기 대통령(오른쪽)과 앙겔라 메르켈 총리. AP=연합뉴스
크리스티안 불프 독일 차기 대통령(오른쪽)과 앙겔라 메르켈 총리.
AP=연합뉴스
현 니더작센 주총리인 불프 후보는 1, 2차 투표에서도 600표와 615표를 얻었으나 당선에 필요한 과반수를 넘기지 못했으며, 결국 단순 다수 득표자를 당선자로 결정하는 3차 투표에서 승부를 결정지었다. 전 슈타지 문서관리청장인 가우크 후보는 1,2차 투표에서 499표와 490표를 얻었다.

좌파당의 루크 요힘젠(74) 후보는 1, 2차 투표에서 126표와 123표를 얻은 뒤 사퇴했다. 사민당은 좌파당 대의원들이 가우크 후보에게 표를 몰아줄 것으로 기대했으나 그레고르 기지 좌파당 원내의장은 3차 투표 전 가우크 후보가 ‘보수적’이라면서 124명의 좌파당 대의원들 대부분이 기권할 것이라고 밝혔다.

1천244명의 연방총회 3차 투표에서 유효 투표는 1천240표였고 기권은 121표였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3차 투표 전 독일 축구대표팀까지 거론하며 대의원들의 감성에 호소했다. 메르켈 총리는 독일이 남아프리카 월드컵 조별 예선에서 세르비아에 패했으나 결국 16강에 진출해 잉글랜드를 대파했다면서 “이제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자”고 호소했다.

불프 당선자는 선거 후 “기쁜 마음과 확신을 갖고 당선을 수락한다”면서 “대통령으로서의 책임을 기대하고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또 “여러분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메르켈 총리는 “현 시점에서 대통령 최적임자”인 불프의 당선을 축하하면서 “다수가 불프를 지지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하원의원과 동수의 16개 주의회 대표로 구성되는 연방총회에서 집권 연정이 확보한 대의원 수가 반수를 훨씬 넘긴 644명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이번 투표에서 상당수의 반란표가 나온 것으로 추정되며, 이것은 메르켈 총리와 연정에 큰 정치적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1949년 이후 13차례의 독일 대선에서 3차 투표가 실시된 것은 이번을 포함해 단 3번이었으며, 그 때마다 여당후보가 당선됐다.

현정부에 대한 중간평가내지 신임투표로 간주된 이번 선거에서 연정내의 불화가 뚜렷이 드러남에 따라 연정 붕괴와 조기 총선, 메르켈 퇴진 등이 본격적으로 공론화될 가능성도 있다.

지난해 10월 출범한 독일 연정은 최근들어 내부 갈등과 정책 혼선으로 난맥상을 노출하고 있다. 야당은 조기총선까지 요구하고 있다. 최근 공영 ARD 방송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독일인의 53%는 현 연정이 2013년 총선 이전에 붕괴할 것이라고 전망한 반면 그때까지 연정이 지속할 것이라는 응답은 40%에 불과했다.

연정 소속 정당의 지지율도 바닥을 모를 정도로 하락하고 있다. 지난해 9월 총선에서 14.6%의 득표율을 기록했던 자민당의 경우 최근 지지율이 3%까지 곤두박질 쳤다.

5년 임기의 독일 대통령은 상징적, 대외적 국가원수로 그 권한이 제한돼 있으나 법안과 국제 조약 등에 대해 최종 서명권을 갖고 있고, 정국이 교착상태에 빠졌을 때 누가 총리직을 수행할 수 있는 가장 유력한 인물인지 결정하는 등 상황에 따라서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또 강력한 도덕적 권위를 바탕으로 국가 중대사에 의견을 제시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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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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