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에 질린 멕시코경찰, 도시를 떠나다

공포에 질린 멕시코경찰, 도시를 떠나다

입력 2010-06-26 00:00
수정 2010-06-26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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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에 경찰이 사라졌다.

 미국 국경을 접하고 있는 멕시코 누에보 레온주(州)의 로스 알다마에서는 경찰관을 찾아볼 수가 없다.

 마약 갱단의 폭력이 극에 달하며 경찰관들이 무더기로 죽어나가자 이곳에 근무했던 경찰들이 모두 떠나버린 것이다.

 로스 알다마는 지난 4월 경찰서장과 두 명의 경찰관이 마약갱단에 무참히 살해된 뒤로 경찰이 없는 도시로 변해버렸다.

 멕시코 제2의 도시인 몬테레이가 위치한 누에보 레온주에서는 올해에만 경찰관 60명을 포함해 855명이 마약갱단 폭력에 희생됐다.

 로스 알다마,파라스,헤네랄 드레비노,브라보 등 누에보 레온주 도시 곳곳에서는 경찰관 수가 급격히 줄어들며 치안 무방비 상태가 됐다.

 헤레라스라는 곳은 경찰관 3명이 남아 도시 전체를 지키고 있다.

 누에보 레온주 당국은 상황이 악화일로로 치닫자 시민 가운데서 경찰관을 되기를 희망하는 사람을 모집하고 있지만 자발적인 지원에 나선 사람은 없다.

 과달루페 가르시아 아괄레과스 시장은 “모두가 겁을 먹고 있어 아무도 경찰관이 되려 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고 AFP통신은 25일 전했다.

 경찰이 없는 불안한 나날을 보내는 시민 중에는 오히려 경찰이 없는 상황이 더 안전하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마약갱단이 경찰을 표적으로 삼고 있기 때문에 경찰관이 없는 이상 마약 갱단의 폭력도 잦아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기 때문.

 한 시민은 “경찰이 없는 게 더 낫다.경찰이 없는 상황에서 마약갱단이 더는 누구를 죽이려고 하겠느냐”라고 말했다.

 하지만 돈에 목마른 마약갱단이 일반 상인들도 갈취의 대상으로 삼고 있다는 점에서 경찰이 없는 도시는 시민에게 더 큰 공포를 가져다 줄 것으로 예상된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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