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테러 현장옆 이슬람사원 건립?

9·11테러 현장옆 이슬람사원 건립?

입력 2010-05-18 00:00
수정 2010-05-18 0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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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생자 얼굴에 침 뱉는격” “무슬림 다 테러범은 아냐” 미국 사회 찬반논쟁 팽팽

9·11 테러사건 현장인 ‘그라운드 제로’ 바로 옆에 이슬람사원인 모스크를 건립하려는 ‘야심찬’ 계획이 미국 사회에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고 AFP통신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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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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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는 ‘테러 희생자들의 얼굴에 침을 뱉는 격’이라며 분노감을 드러내는 반면 다른 쪽에선 ‘미국 헌법을 읽어 보라.’며 반대론자들을 비판한다.

이슬람 사원 건립 예정지는 2001년 당시 9·11 테러사건이 발생했던 세계무역센터 쌍둥이 빌딩 부지에서 두 블록 떨어진 곳이다. 현재 이곳에는 방치된 옷가게 외에는 아무것도 없다. 뉴욕시 이맘(이슬람 성직자)이자 모스크 건립계획 책임자인 파이살 압둘 라우프는 이곳에 모스크를 건립하면 미국인들이 무슬림을 대하는 태도를 변화시킬 수 있다는 희망에 부풀어 있다.

라우프는 총 1억 500만~1억 4000만달러에 달하는 자금을 조성해 스포츠시설과 극장, 탁아소 등을 갖춘 이슬람 센터로 건설한다는 계획이다. 그는 “무슬림이 공동체의 일원이지 격리된 집단이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주기 위해 모스크를 모든 사람들에게 개방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그라운드 제로 옆에 세워지는 이슬람사원은 미국에서는 이제까지 전례가 없는, 무슬림뿐만 아니라 비무슬림 등 모두를 위한 공동체 센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비판자들 사이에선 ‘아우슈비츠 수용소에 독일문화원을 설치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격한 반응도 나온다. 거기다 모스크를 건립하려는 장소가 ‘그라운드 제로’ 바로 옆이라는 점은 일부에게 ‘승리의 함성’으로 비쳐지는 실정이다. 특히 지난 1일 파키스탄 태생 미국인 파이살 샤자드의 뉴욕 타임스스퀘어 폭탄테러 미수사건으로 인해 ‘이슬람 무장단체와 연계된 미국인은 시민권을 박탈해야 한다.’는 비판 여론이 비등하는 등 무슬림을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은 것도 걸림돌이다.

시민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모스크 건립 추진 구역 바로 옆 아파트에 사는 한 뉴욕시민은 “이 넓은 뉴욕시에서 왜 하필이면 그곳에 모스크를 세우겠다는 건지 이해할 수 없다.”고 밝혔다.

반면 한 방글라데시 이민자는 “우리가 모스크에 가는 것은 기도를 하기 위해서다. 전세계에 무슬림이 10억명 이상인데 그들 모두가 테러리스트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2010-05-18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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