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화부흥”.(中華復興) 중국공산당 총서기와 당 중앙군사위 주석에 오르며 미국 다음의 경제대국인 중국의 최고지도자가 된 시진핑(習近平)의 취임 일성이다. 시진핑은 기자회견에서 “중화민족이 세계 민족들 속에 더욱 굳세고 힘차게 서고 인류를 위해 새롭게 더 큰 공헌을 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중국 정부의 주도 하에 정기적으로 열리는 세계 화상(華商)대회의 기록들을 보면 ‘위대한 중화민족의 부흥’은 한 걸음씩 더욱 구체화되고 있다. 중국이 속도를 내고 있는 대륙교(大陸橋·중국이 중앙아시아를 거쳐 유럽 대륙에까지 철도 및 육상 교통수단을 횡적으로 잇는 교통 인프라) 프로젝트는 중화 부흥의 하나의 이정표적인 작업이 될 수도 있을 듯하다.
지난 2007년 6월 최초로 중국 베이징~프랑스 파리 간 1만 6000㎞ 장거리 자동차 경주가 열린 것을 비롯해 최근까지 수차례 자동차 경주 또는 오토바이 경주가 베이징~파리 구간에서 개최되었다. 중국 정부는 이를 현대판 대륙교 건설의 초기 이벤트로 활용하면서 중국 중심의 글로벌 경영 청사진으로 삼아야 한다고 화상회의를 통해 심심찮게 강조하고 있다.
베이징~파리 간의 주행 시간은 고속철도의 경우 약 40시간으로 이틀이면 주파가 가능하고, 고속도로의 경우는 약 160시간으로 7일이면 도달할 수 있다. 화물선을 통한 해운의 경우 24~30일 이상 걸리는 운송 시간을 파격적으로 단축하는 대륙 간 글로벌 운송 혁명의 가능성이 크다.
대륙교 건설이 과연 현실화될까? 역사를 돌이켜보면 중국은 상상하기도 힘든 대형 프로젝트를 추진함으로써 전대미문의 파급 효과를 일으키며 국가적으로 업그레이드해 왔다. 과거의 만리장성 건설, 이화원 축조과 같은 역사적 건축물 그리고 1994년에 착공하여 2008년에 완공된 세계 최대의 싼샤댐 건설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중국이 갖고 있는 국토, 인구, 자원, 역량 등이 이를 가능케 했고 과거 수천년의 역사가 이를 증명하고 있다.
대륙교를 건설하자면 통과되는 수많은 국가와의 협의가 필요하지만 글로벌화 추세와 중국이 관련 국가들에 쏟아붓는 정성을 볼 때 실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예를 들자면 필자가 한때 재건단 자문단장으로 상주했던 세기의 전쟁터인 아프가니스탄만 하더라도 중국과 국경을 접하고 있는 과거 실크로드의 발원지이다. 30여년간 전쟁을 치르고 있는 아프가니스탄이지만 중국은 이 나라의 제1 외국인 투자국이다.
자신들이 내전을 치르던 문화대혁명(1966~1976년) 시기에도 중국은 아프가니스탄의 파르완 지역에 1960년대에 관개 수로를 준설해 주었다. 그리고 그 관개 수로의 보수를 지금까지도 계속해 주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중국은 탈레반군의 세력이 꺾인 후 아프가니스탄 재건사업에 동참하고 있으며 대규모 물자 지원, 아프가니스탄으로부터 수입되는 물품에 대한 관세 철폐, 학교와 병원 등 인도적인 지원도 대규모로 실시하고 있다. 대국 중국의 외교 전략을 다시 한번 느끼게 하는 사례들이다.
대륙교 건설 프로젝트가 현실화될 경우, 서유럽과 동유럽시장은 물론이고 중앙아시아 및 중동시장의 영향권에 있는 40여개국이 ‘메이드 인 차이나’의 독무대가 될 것이다. 지금도 산업 생산시설과 기반이 거의 없는 중동 및 중앙아시아 시장의 경우는 중국기업의 안마당이다. 아프가니스탄만 하더라도 수도 카불을 중심으로 유통되는 거의 대부분의 물건들이 ‘메이드 인 차이나’이다. 혹자는 이를 두고 아프가니스탄에서 “피는 미국을 포함한 연합군이 흘리고 돈은 왕서방이 챙긴다”는 표현도 서슴지 않는다.
중국의 대륙교 건설은 중국과 경쟁하고 있는 한국에는 어떠한 영향을 미칠까? 한반도가 완전 배제된 채로 대륙교가 건설된다면 부정적 영향은 불 보듯 뻔하다. 왜 남북통일이 빨리 이루어져야 하고, 통일이 아니더라도 남북 간 경제교류가 활성화되어 베이징까지의 대륙교가 북한을 거쳐 부산까지 연결되도록 해야 하는가의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 같은 장기적인 과제와 함께 단기적으로는 대륙교의 활용권 확보를 위해 우리 기업의 상당 수준 지분 투자와 관심이 절실하다.
박정동 인천대 무역학부 교수
지난 2007년 6월 최초로 중국 베이징~프랑스 파리 간 1만 6000㎞ 장거리 자동차 경주가 열린 것을 비롯해 최근까지 수차례 자동차 경주 또는 오토바이 경주가 베이징~파리 구간에서 개최되었다. 중국 정부는 이를 현대판 대륙교 건설의 초기 이벤트로 활용하면서 중국 중심의 글로벌 경영 청사진으로 삼아야 한다고 화상회의를 통해 심심찮게 강조하고 있다.
베이징~파리 간의 주행 시간은 고속철도의 경우 약 40시간으로 이틀이면 주파가 가능하고, 고속도로의 경우는 약 160시간으로 7일이면 도달할 수 있다. 화물선을 통한 해운의 경우 24~30일 이상 걸리는 운송 시간을 파격적으로 단축하는 대륙 간 글로벌 운송 혁명의 가능성이 크다.
대륙교 건설이 과연 현실화될까? 역사를 돌이켜보면 중국은 상상하기도 힘든 대형 프로젝트를 추진함으로써 전대미문의 파급 효과를 일으키며 국가적으로 업그레이드해 왔다. 과거의 만리장성 건설, 이화원 축조과 같은 역사적 건축물 그리고 1994년에 착공하여 2008년에 완공된 세계 최대의 싼샤댐 건설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중국이 갖고 있는 국토, 인구, 자원, 역량 등이 이를 가능케 했고 과거 수천년의 역사가 이를 증명하고 있다.
대륙교를 건설하자면 통과되는 수많은 국가와의 협의가 필요하지만 글로벌화 추세와 중국이 관련 국가들에 쏟아붓는 정성을 볼 때 실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예를 들자면 필자가 한때 재건단 자문단장으로 상주했던 세기의 전쟁터인 아프가니스탄만 하더라도 중국과 국경을 접하고 있는 과거 실크로드의 발원지이다. 30여년간 전쟁을 치르고 있는 아프가니스탄이지만 중국은 이 나라의 제1 외국인 투자국이다.
자신들이 내전을 치르던 문화대혁명(1966~1976년) 시기에도 중국은 아프가니스탄의 파르완 지역에 1960년대에 관개 수로를 준설해 주었다. 그리고 그 관개 수로의 보수를 지금까지도 계속해 주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중국은 탈레반군의 세력이 꺾인 후 아프가니스탄 재건사업에 동참하고 있으며 대규모 물자 지원, 아프가니스탄으로부터 수입되는 물품에 대한 관세 철폐, 학교와 병원 등 인도적인 지원도 대규모로 실시하고 있다. 대국 중국의 외교 전략을 다시 한번 느끼게 하는 사례들이다.
대륙교 건설 프로젝트가 현실화될 경우, 서유럽과 동유럽시장은 물론이고 중앙아시아 및 중동시장의 영향권에 있는 40여개국이 ‘메이드 인 차이나’의 독무대가 될 것이다. 지금도 산업 생산시설과 기반이 거의 없는 중동 및 중앙아시아 시장의 경우는 중국기업의 안마당이다. 아프가니스탄만 하더라도 수도 카불을 중심으로 유통되는 거의 대부분의 물건들이 ‘메이드 인 차이나’이다. 혹자는 이를 두고 아프가니스탄에서 “피는 미국을 포함한 연합군이 흘리고 돈은 왕서방이 챙긴다”는 표현도 서슴지 않는다.
중국의 대륙교 건설은 중국과 경쟁하고 있는 한국에는 어떠한 영향을 미칠까? 한반도가 완전 배제된 채로 대륙교가 건설된다면 부정적 영향은 불 보듯 뻔하다. 왜 남북통일이 빨리 이루어져야 하고, 통일이 아니더라도 남북 간 경제교류가 활성화되어 베이징까지의 대륙교가 북한을 거쳐 부산까지 연결되도록 해야 하는가의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 같은 장기적인 과제와 함께 단기적으로는 대륙교의 활용권 확보를 위해 우리 기업의 상당 수준 지분 투자와 관심이 절실하다.
2013-03-13 30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