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줄날줄] 광화문 월대 서수상/이순녀 논설위원

[씨줄날줄] 광화문 월대 서수상/이순녀 논설위원

이순녀 기자
이순녀 기자
입력 2023-08-30 02:09
수정 2023-08-30 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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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궁궐과 사당 등 주요 건물 앞에 설치된 널찍한 단을 월대라고 한다. 경복궁 근정전, 종묘 정전, 성균관 명륜당 월대가 대표적이다. 의례를 거행할 때 참석자들이 대기하거나 악공이 음악을 연주하는 장소로 활용됐다. 궁궐 정문 앞에도 월대가 있었다. 문종 즉위년인 1452년 중국 사신을 맞기 위해 창덕궁 돈화문을 개축하면서 월대가 설치됐고, 창경궁과 경희궁 정문에도 국장 의례를 치르기 위한 월대가 조성됐다. 조선 전기 또는 늦어도 17세기 초의 일이다.

조선왕조 법궁인 경복궁의 정문 광화문 월대 축조에 대한 기록은 1866년(고종 3년) ‘경복궁 영건일기’에 나온다. “광화문 앞에 월대를 쌓았다. 모군이 궁 안에 쌓아 둔 잡토를 지고 왔는데, 실로 4만여 짐에 이르렀다.” 흥선대원군이 주도한 경복궁 중건 과정에서 월대를 설치했다는 기록이다. 경복궁 창건 초기부터 광화문 월대가 있었는지는 확실치 않다. 다만 1431년(세종 13년) 예조판서 신상이 광화문에 월대를 세울 것을 청했고, 세종이 궁궐을 출입할 때 광화문 앞에서 산대놀이 등 각종 행사를 벌였다는 기록으로 미뤄 월대가 있었을 것이란 추측이 나온다.

광화문 월대는 1923년 일제가 전차선로를 설치하면서 파괴됐다. 이를 복원하는 사업이 막바지다. 1990년 시작된 경복궁 복원사업의 일환으로 2018년부터 문화재청과 서울시가 공동으로 광화문 월대 복원을 위한 발굴 작업을 해 왔고, 지난해 9월부터 본격적인 복원 공사에 착수했다. 발굴조사를 통해 월대의 규모가 길이 48.7m, 폭 29.7m라는 점과 월대의 전체 모습 등이 확인됐다. 월대 아래서 조선 전기 유구의 흔적도 발견됐다. 고종 이전 시기에도 광화문 앞 공간이 활용됐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증거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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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대의 어도(임금이 다니는 길) 가장 앞부분을 장식하던 서수상(瑞獸像·상상 속 상서로운 동물상) 2점이 100년 만에 제자리로 돌아온다.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이 생전 소장하던 유물을 유족 측이 기증했다. 출처를 모른 채 호암미술관 야외 정원에 전시돼 있다가 시민의 제보로 실체가 확인됐다. 복원 완료된 광화문 월대는 오는 10월 중 공개될 예정이다. 서수상이 오랜 복원 여정의 상서로운 마침표가 되길 기대한다.

2023-08-30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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