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줄날줄] 문재인 정부 백서/전경하 논설위원

[씨줄날줄] 문재인 정부 백서/전경하 논설위원

전경하 기자
전경하 기자
입력 2022-03-20 20:34
수정 2022-03-21 0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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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가 어제 ‘문재인 정부 국민보고’를 공개했다. 문재인 정부 5년의 국정 운영 결과를 담은 온라인 백서다. 이 백서는 한국판 뉴딜, 포용적 복지 등 50대 핵심 과제 결과에 통계를 곁들여 설명하고 있다. 이 가운데 일본의 수출규제 대응,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등 7개 주제에 대해서는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풀어 나갔다. 인쇄물 백서와 영상 백서도 곧 나올 예정이다.

백서의 첫 시작은 윈스턴 처칠 전 영국 총리가 1922년 의회에 제출한 유대인의 민족국가 수립을 약속한 밸푸어선언의 이행 방안 보고서로 알려져 있다. 보통 특정 주제에 대해 사실관계 등 조사 결과와 대안 등을 담은 정부 보고서로 인식된다.

문재인 정부 백서는 보면 볼수록 당혹스럽다. ‘재택치료’가 아니고 ‘재택방치’라는 아우성이 나오는 코로나19 대응에 대해 ‘위기 대응 과정에서 정부 신뢰를 높이려고 노력했다’고 적었다. 지난해 정부 실수로 발생한 요소수 부족 사태는 ‘신속하게 극복’으로 기술했다. 많은 논란을 일으킨 부동산 정책, 소득주도성장 등에 대한 언급은 아예 없다. 되레 박수현 청와대 홍보수석은 어제 페이스북에 “(소득주도성장은) 코로나 시대에도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둔 정책”이라고 했다. 매서운 정권 심판을 받고 물러나는 정부의 자기만족용 책자가 아닐 수 없다.

대통령 5년 성과를 기록하는 것은 필요하다. 다만 성과는 후세가 평가한다. 잘못에 대한 통렬한 반성이 있었다면 의미가 있었을 것이다. 시장과 괴리된 부동산 정책이 왜 어떻게 수립됐고, 집행 과정에서 어떤 부작용을 낳았는지를 기록하면 똑같은 실수를 반복할 가능성이 줄어든다. 잘 세운 정책도 상황에 따라 뜻밖의 결과를 낳기 때문에 정책 수립·실행에 대한 기록은 중요하다.

그동안 정부는 임기가 끝날 때마다 백서를 냈다. 주요 정부 부처도 매년 또는 격년으로 백서를 낸다. 그동안의 성과를 자랑만 하는 백서가 대부분이다. 이런 백서라면 발간할 이유가 있을까. 청와대가 인쇄물 백서도 만든다는데 이런 내용이라면 온라인만으로도 충분하다. 문 대통령 취임사의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나라’처럼 통렬한 반성과 대안 등이 담긴 백서 수정본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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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3-21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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