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줄날줄] 반(反)난민 극우당의 득세/이순녀 논설위원

[씨줄날줄] 반(反)난민 극우당의 득세/이순녀 논설위원

이순녀 기자
이순녀 기자
입력 2018-09-11 17:30
수정 2018-09-12 0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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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내에서 개봉한 스웨덴 영화 ‘더 스퀘어’는 세계 최고의 복지를 자랑하는 나라에서조차 피할 수 없는 빈부격차의 현실과 난민에 대한 이중적 시선 등을 블랙코미디로 보여 준다. 지난해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으로, 깨어 있는 인식과 교양의 이면에 자리한 인간의 양면성을 예리하게 짚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 6월 제4회 난민영화제에서 상영된 ‘나이스 피플’은 스웨덴의 작은 도시 볼렝에로 망명한 소말리아 청년들에 관한 다큐멘터리다. 2014년 촬영 당시 볼렝에 마을 주민은 4만명, 소말리아 난민은 3000명이었다. 서로 쌓인 갈등과 오해를 풀고자 이들이 난생처음 밴디라는 스포츠를 익혀 세계선수권대회에 도전하는 과정을 따라가는 영화는 난민 문제로 전 세계가 골머리를 앓는 현실에서 모범 답안 같은 실화의 감동을 안겨 준다.

스웨덴은 오래전부터 피난처를 찾아 떠도는 난민들의 종착지로 여겨졌다. 1980년대 이란·이라크 전쟁, 1990년대 유고슬라비아와 소말리아 내전 등 세계 분쟁 지역에서 발생한 상당수의 전쟁 난민들을 인도적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받아들였다. 유럽에 난민 쓰나미 사태가 발생한 2015년 한 해에만 16만 3000명의 난민이 스웨덴에 들어왔다. 인구가 1000만명가량인 스웨덴이 2012년 이후 받아들인 난민은 총 40만명이 넘는다. 전체 인구 대비 난민 수용 비율이 유럽연합(EU) 국가 중 가장 높다.

지난 9일(현지시간) 실시된 스웨덴 총선에서 반(反)난민을 내세운 극우 성향의 스웨덴민주당이 사회민주당, 보수당에 이어 제3당으로 돌풍을 일으킨 건 이변이라기보다 예견된 결과에 가깝다. 선거 내내 난민 문제가 최대 쟁점으로 부각됐다. 스웨덴민주당은 난민 유입이 범죄율 상승으로 이어지고, 재정 악화로 복지 수준을 떨어트린다고 비판했다. 유럽 난민 문제가 심각해지기 전인 2014년 총선에서 12.9%를 득표했던 스웨덴민주당은 이번 선거에서 17.6%로 지지율이 뛰었다. 남·서 유럽에서 시작해 중·동부 유럽을 거쳐 북상 중인 반난민 극우당의 득세가 마침내 난민인권의 최후 보루인 북유럽에까지 당도했음을 알리는 신호탄이란 점에서 씁쓸하기 그지없다.

문제는 내년 5월 열리는 유럽의회 선거다. 각국의 극우정당들은 회원국들에 적극적인 난민 수용을 설득하는 EU에 공개적으로 탈퇴 의사를 밝히며 압박하고 있다. 이들이 유럽의회 선거에서 연대한다면 예상보다 큰 돌풍을 일으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포용과 배려라는 인류의 공동 가치가 반난민 전선에서 살아남지 못하고 사그라지지 않을까 우려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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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ral@seoul.co.kr

2018-09-12 3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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