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줄날줄] 브레이크 없는 ‘1인 방송’/김균미 수석논설위원

[씨줄날줄] 브레이크 없는 ‘1인 방송’/김균미 수석논설위원

김균미 기자
입력 2018-03-08 22:40
수정 2018-03-09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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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정성과 폭력성 논란이 끊이지 않는 ‘인터넷 1인 방송’에서 투신자살하는 장면까지 생중계되자 갈 데까지 갔다는 비판이 빗발치고 있다. 지난 5일 부산 사상구의 한 원룸에서 인터넷 방송을 진행하던 30대 여성 BJ(인터넷 방송 진행자)가 8층 창문 밖으로 뛰어내려 숨졌다.
인터넷 1인 방송을 통해 충격적인 장면이 실시간 방송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5월 부산 다대포 해수욕장에서 발견된 변사체 모습이 그대로 방송에 나가는가 하면, 한 남성이 자신을 욕한 여성의 집을 찾아가 살해하겠다고 협박하는 장면이 나오기도 했다.

1인 방송은 지상파와 케이블TV에서 볼 수 없는 다양한 콘텐츠와 시청자와 BJ 간 실시간 소통으로 각광을 받기 시작해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주제에 제한이 없고 누구나 쉽게 참여할 수 있으며, 아이템만 좋으면 사업성도 있어 신사업으로 뜨고 있다. 한 유명 개그맨은 1인 방송으로 두 달 동안 최대 5000만원을 벌었다고 밝혀 부러움을 사기도 했다.

이처럼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욕방, 벗방(BJ가 노출이 심한 옷을 입고 하는 방송)을 비롯해 성과 범죄를 주제로 한 자극적인 방송이 늘고 있다. 시청자 수가 진행자와 인터넷 방송 사업자의 수입과 직결되기 때문에 콘텐츠는 더욱 선정적·폭력적으로 흐르고 있다.

하지만 규제나 단속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게 문제다. 사전 규제가 어려워 사후 단속에 그치고 있다. 문제가 된 콘텐츠는 폐쇄한다 해도 진행자는 얼마든지 다른 플랫폼으로 옮겨 방송을 계속할 수 있는 구조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따르면 2016년 인터넷 방송 심의 건수 718건 중 55건만 시정 요구를 받았다. 청소년이 1인 방송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는 것도 문제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2016년 초·중·고교 229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26.7%가 지난 1주일간 1인 방송을 본 적이 있다고 답했다. 매일 봤다는 응답자도 3.9%나 됐다.

문제가 심각해지자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해 12월 아프리카TV 유튜브 등 19개 기관이 참여한 가운데 자율규제 협의 기구인 ‘클린인터넷방송협의회’를 발족했다. 방통위는 1인 방송 후원액 상한을 현재 1일 최대 3000만원에서 100만원으로 낮추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현실적으로 모든 콘텐츠를 사전에 점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보다 시청자 신고를 활성화하고 문제가 된 방송은 사후 퇴출뿐 아니라 범칙금을 대폭 높이고, 문제가 된 BJ는 다른 방송에서도 활동할 수 없도록 하는 등 자정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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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균미 수석논설위원 kmkim@seoul.co.kr
2018-03-09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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