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줄날줄] I METRO YOU/강동형 논설위원

[씨줄날줄] I METRO YOU/강동형 논설위원

강동형 기자
입력 2016-06-09 23:00
수정 2016-06-10 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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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메트로는 서울지하철공사라는 이름으로 출범했다. 지하철 1호선(서울역~청량리역) 준공식은 1974년 8월 15일 11시에 열렸다. 눈치 빠른 독자라면 이날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기억할 것이다. 준공식을 앞두고 열린 8·15 경축 행사장에서 박정희 대통령 부인 육영수 여사가 서거하는 비극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서울의 지하철 시대 개막은 이렇게 시작됐다. 이후 서울시는 폭발하는 교통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1호선 준공 이후 20년이 지난 1994년 2기 지하철(5~8호선) 시대를 열었다. 도시철도공사는 5호선 개통과 함께 출범했는데, 메트로 노조는 도시철도공사 출범을 강력 반대했다. 서울시는 그러나 매년 되풀이되는 지하철 노조의 파업을 위축시키기 위해 도시철도공사라는 별도 조직을 만들었다.

도시철도공사가 출범한 지 20여년이 지난 2016년. 서울시는 메트로와 도시철도공사의 통합을 추진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메트로 노조의 반대로 통합이 무산됐다. 주객이 전도된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서울시는 통합의 명분으로 업무 중복의 비효율성을 제거한 뒤 유휴 인력으로 안전 관련 서비스를 강화하겠다는 논리로 노조를 설득했다. 통합 메트로를 세계적인 공기업으로 키운 뒤 해외 지하철 건설 및 운영에도 진출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그러나 메트로의 노조원들은 메트로보다 상대적으로 젊은 도시철도공사 출신에게 승진의 기회를 빼앗길 것을 우려해 반대했다고 한다. 어처구니없는 일이 아닐 수 없다. ‘메피아’(메트로+마피아)라는 얘기가 그저 나온 게 아니다.

최근 구의역 사고는 왜 일어났을까. 1차적인 책임은 감독을 제대로 하지 못한 것은 물론이고 자회사에 부적격자를 무더기로 내려보낸 메트로에 있다. 하지만 서울시도 사고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매킨지에 30억원의 컨설팅비를 제공하고 받은 답은 효율성이다. 그러나 안전에 무게 중심을 둬야 할 지하철에 효율성을 강조하는 것은 애초부터 잘못된 처방이었다. 컨설팅 결과라고 책임을 면할 수는 없다. 공공기관 컨설팅이 의뢰자의 입맛에 맞춘다는 건 공공연한 비밀이다. 그 결과 스크린도어 정비업체 은성PSD는 결국 메피아들의 안식처로 변질됐다. 시민의 안전을 책임지는 공기업에 전문성 없는 사장이 자주 앉은 것도 문제다. 메트로 역대 사장 15명 중 3년 임기를 채운 사장은 5명에 불과하다. 이런 조직에서 건강한 조직문화가 싹틀 수는 없다.

구의역 사고로 숨진 김모씨의 장례식이 어제 열렸다. 김씨의 죽음을 헛되이하지 않는 방법은 메트로가 거듭나는 길뿐이다. 노조는 편협한 이기주의에서 벗어나 노사 상생의 길을 가야 한다. 두 조직의 통합도 다시 추진해야 할 것이다. 서울시와 메트로 직원들은 시민의 안전을 책임진다는 소명의식을 갖고 메트로를 ‘I METRO YOU’로 만들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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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형 논설위원 yunbin@seoul.co.kr

2016-06-10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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