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줄날줄] SNS 노이즈 마케팅/김종면 수석논설위원

[씨줄날줄] SNS 노이즈 마케팅/김종면 수석논설위원

입력 2014-08-02 00:00
수정 2014-08-02 0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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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 미디어 행위는 우리 삶의 한 형식이 됐다. ‘나는 소셜 한다, 고로 존재한다’는 말은 더 이상 낯설지 않다. ‘소셜’과 씨름하는 사이 해가 뜨고 달이 진다. 소셜미디어는 양날의 칼이다. 존재의 닻이자 덫이다. 치명적 매력을 안겨주는 반려의 도구지만 때론 섬뜩한 저주의 무기로 돌변한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독설과 선동, 오보의 양산지로 지목받은 지는 이미 오래다. 열린 공간이니 사실이 아닌 정보가 떠다닐 공산이 클 수밖에 없다. 부정확한 정보로 인해 생기는 인포데믹스(infodemics·정보전염병)의 위험성은 심각한 수준이다. SNS 소문의 사실 여부를 가려주는 새로운 형태의 언론까지 생겨났다. 언론재벌 루퍼트 머독이 운영하는 미디어그룹 뉴스코프가 지난해 인수한 소셜 미디어 뉴스통신사 ‘스토리풀’이 한 예다. 그러나 아무리 SNS에 떠다니는 사진이나 동영상의 진위를 판정해 주는 ‘뉴스 암행어사’가 활약해도 의도를 갖고 접근하는 ‘막장 SNS꾼’을 당해낼 도리는 없다. 누리꾼을 낚기 위한 검색어 장사에 목매는 ‘포레기’(포털+쓰레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으니 더욱 난감하다.

온라인상의 명예훼손 행위에 대해서는 최고 7년의 징역형을 선고할 수 있도록 돼 있다. 하지만 피해자가 요구하지 않으면 처벌할 수 없는 친고죄다. 한계가 명백하다. 막무가내로 SNS 노이즈 마케팅을 즐기는 이들의 도덕적 양심에 호소하는 것 외에 달리 뾰족한 수가 없으니 안타까운 노릇이다. 지난 6월 지방선거 때 광역단체장 후보 경선에 나선 어떤 이는 경북 구미시를 ‘박정희시’로 바꿀 것을 제안, 인터넷과 SNS에서 논란을 불러일으키며 노이즈 마케팅 재미를 톡톡히 봤다. 세월호 추모집회에 참여한 청소년들이 일당을 받고 동원됐다고 트위터에서 주장해 논란을 빚은 여성도 있다. 그 역시 정치를 꿈꾸는 인사다. 결국 특정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소셜 미디어를 이용한 셈이다. 고의로 구설수를 만들어 인지도를 높이려는 노이즈 마케팅이야말로 건전한 소셜 미디어 생활의 적이다.

아기는 종종 어른의 관심을 끌기 위해 일부러 울기도 한다. 세상 이치를 알 만한 이들이 속 보이는 계산된 발언을 하고 일부러 싸움을 걸어대는 듯한 모습이란…. 인간에게는 누구나 인정받고 싶어하는 영웅심리가 깔려 있다. 그러나 상궤를 벗어난 ‘인정투쟁’은 인간의 정신을 좀먹게 하는 사회적 질병일 뿐이다. 최근 ‘defriend’라는 영어 단어가 하나 탄생했다. ‘교류를 그만둔다’는 뜻이다. ‘페친’(페이스북 친구)이든 ‘트친’(트위터 친구)이든 나쁜 친구는 사귀지 않는 게 상책이다. 이 여름, ‘SNS 괴물’ 퇴치운동이라도 벌여야 하나.

김종면 수석논설위원 jmkim@seoul.co.kr
2014-08-02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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