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에서는 승려들의 춤을 법무(法舞)라고 부른다고 한다. 승무는 불교춤에서 힌트를 얻기는 했지만 공연용으로 구성한 민속춤이라는 것이다. 승무와 만날 때마다 춤도 춤이지만 법고(法鼓)의 울림에서 희열을 경험하곤 한다. 개인적으로는 때로 강력하고 때로는 절제된 남성다운 승무에 더 마음이 간다.
여행지 사찰은 잠시 둘러볼 뿐이지만, 친구들에게는 저녁 예불까지 있어 보라고 한다. 낮시간, 기능이 정지된 듯했던 절집이 해질 무렵 법고 소리가 울리면서 본연의 종교적 공간으로 깨어나는 느낌이 든다. 영주 부석사의 기억을 잊지 못한다.
2023-06-28 31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