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가을 모기가 더 매섭다(물리면 더 가렵다)는 통념에 과학적 근거가 없다지만, 가을 모기가 마지막 몸부림을 치는 요즘이다. 야밤엔 더 기승을 부린다. 헌데 올가을엔 적잖은 모기가 현관을 통해 잠입했을 법한데도 웬일인지 모기 소리를 못 들었다. 녀석들도 스텔스를 장착했나. 귓전에서 웽웽거려야 선잠 상태에서 내 귀를 두들기는 방어라도 할 텐데, 이들의 기척을 눈치 못 채고 어김없이 두어 방 물리고 만다. 잠을 안 깨우는 스텔스 모기에 감사라도 해야 하는지.
2022-10-25 27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