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승객의 상당수는 경마장에서 나왔을 텐데 도무지 웃는 사람을 찾아볼 수 없었다. 일정한 배당률이 있을 테니 잃은 사람만 있는 것은 아니다. 딴 사람도 적지 않을 텐데 한결같이 표정이 없다. 놀이공원이나 야구장·축구장을 나서는 사람들의 표정과는 달라도 너무 달랐다.
‘놀이’가 끝나고 돌아가는 길이 심각하기만 하다면 경마의 사회적 역할은 무엇일까 싶었다. 경마장에는 가본 적도 없으니 뭘 모르는 사람의 참견일 것이다. 그럴수록 경마가 ‘가족 스포츠’가 되려면 참여하는 사람들이 우선 웃을 수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사당역에서 지하철을 갈아타면서 들었다.
2022-10-11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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