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보행 중 흡연/이순녀 논설위원

[길섶에서] 보행 중 흡연/이순녀 논설위원

이순녀 기자
이순녀 기자
입력 2019-02-18 23:26
수정 2019-02-19 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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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출근길, 저 앞에서 정장 차림의 한 남성이 담배 연기를 뿜으며 걸어오고 있다. 길이 좁아 딱히 피할 곳이 없다. 방법은 하나. 한껏 숨을 들이마신 뒤 상대방이 내 앞을 지나칠 때까지 최대한 호흡을 멈춘다. 그 상태로 10초쯤 있다가 숨을 내쉰다. 그래도 담배 연기의 여운은 피해 갈 수 없다. 미세먼지도 숨 막히는데 담배 연기까지 들이마셔야 한다니, 절로 인상이 찌푸려진다.

최근 보행 중 흡연을 금지하는 법안이 국회에 발의되면서 흡연자와 비흡연자 간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흡연자들은 흡연 공간이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과도한 기본권 침해라고 반발한다. 가뜩이나 설 자리가 없다는 흡연자의 불만을 이해 못 할 바는 아니다. 하지만 거리에서 꼭 피워야 한다면 한곳에 멈춰 서서 다 피운 뒤 이동해도 될 텐데, 아무리 갈 길이 바쁘다고 해도 굳이 걸으면서까지 피워야 하는지 답답할 따름이다. 흡연권 보장을 주장하기 앞서 비흡연자들의 고충도 한 번쯤은 되돌아봐야 한다.

법으로 처벌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닐 것이다. 간접흡연의 폐해와 공동체 문화를 생각한다면 보행 중 흡연 자제는 법 이전에 도덕과 예의의 차원에서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어 내는 게 더 중요할 수 있다. 선진 시민 의식이 아쉽다.

coral@seoul.co.kr

2019-02-19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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