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격화된 건물과 도로들로 가득 찬 도심이 질릴 때가 있다. 반듯반듯한 선과 선이 만나서 형성된 도시의 형상은 매끈하기는 하지만 한 치의 빈틈도 주지 않아 숨이 턱턱 막힌다.
우리 대부분이 살고 있는 아파트촌을 보면 그나마 형태는 다른 도심의 건물보다 더 규칙적이고 규격화돼 있다. 도시의 인간들은 일하고, 자고, 먹고, 쉬는 것도 규격화된 곳에서 규칙적으로 한다. 삶 자체가 규격화된 삶이다. 그들에게 영혼이란 ‘토끼의 간’처럼 어디다 떼어 놓고 있는 존재 같다.
“서울은 카길 사의 소고기 패티를 얹은 흰 밀가루빵이며 … 그것이 지옥인 이유는 영혼이 없기 때문이다. … 풍경은 의미 없이 걸려 있고, 더이상 하늘은 색의 변화로 시간을 가리키지 못한다.”-김사과, ‘매장’
삐뚤삐뚤한 골목으로 이어진 집들, 왁자지껄한 장터, 소통하는 이웃이 있는 옛 시절이 그리운 것은 그런 까닭이다. 그런 곳을 찾기란 사실 그리 어렵지 않다. 다만 영혼이 없는 우리는 그런 곳에 사는 것은 고사하고 가는 것조차 꺼리며 점점 더 규격화돼 가고 있을 뿐이다. 자신도 모르는 새.
손성진 논설실장 sonsj@seoul.co.kr
우리 대부분이 살고 있는 아파트촌을 보면 그나마 형태는 다른 도심의 건물보다 더 규칙적이고 규격화돼 있다. 도시의 인간들은 일하고, 자고, 먹고, 쉬는 것도 규격화된 곳에서 규칙적으로 한다. 삶 자체가 규격화된 삶이다. 그들에게 영혼이란 ‘토끼의 간’처럼 어디다 떼어 놓고 있는 존재 같다.
“서울은 카길 사의 소고기 패티를 얹은 흰 밀가루빵이며 … 그것이 지옥인 이유는 영혼이 없기 때문이다. … 풍경은 의미 없이 걸려 있고, 더이상 하늘은 색의 변화로 시간을 가리키지 못한다.”-김사과, ‘매장’
삐뚤삐뚤한 골목으로 이어진 집들, 왁자지껄한 장터, 소통하는 이웃이 있는 옛 시절이 그리운 것은 그런 까닭이다. 그런 곳을 찾기란 사실 그리 어렵지 않다. 다만 영혼이 없는 우리는 그런 곳에 사는 것은 고사하고 가는 것조차 꺼리며 점점 더 규격화돼 가고 있을 뿐이다. 자신도 모르는 새.
손성진 논설실장 sonsj@seoul.co.kr
2017-03-27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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