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가을 햇볕을 쬐며 600년의 역사가 깃든 서울 도심을 걷는 것은 복 받은 일이다. 가는 곳마다, 발걸음이 닿는 곳마다 사연이 숨 쉬고 있기 때문이다. 그냥 지나치기 쉽지만, 서울시에서 세운 길가의 작은 표석은 ‘옛날 옛적에 훠어이 훠이’로 떠나는 타임머신이 돼 준다.
태조실록에 의하면 구리개는 지금의 중구 을지로 1가와 2가 사이에 있던 나지막한 고개였다. 땅이 몹시 질어서 마치 구리가 햇빛을 받아 반짝이는 것 같다고 하여 붙여진 지명이다. 구릿빛이 나는 고개, 구리고개를 줄여서 마을이름이 됐다. 일제는 구리개를 황금정이라고 맘껏 부풀려 불렀다. 한전 서울본부와 롯데쇼핑 앞 큰길이다.
구리개는 유행과 관광, 금융 중심지로 변했지만 본래 조선 개국 초 혜민서와 구한 말 제중원 같은 서민구휼의료기관이 자리잡고 있어서 주변에 약재상이 즐비했다. 치료받고 약 구하러 온 백성들로 붐비던 거리였다. 정겨운 우리 지명이 표석 속에만 존재하는 것이 못내 아쉽다.
노주석 논설위원 joo@seoul.co.kr
태조실록에 의하면 구리개는 지금의 중구 을지로 1가와 2가 사이에 있던 나지막한 고개였다. 땅이 몹시 질어서 마치 구리가 햇빛을 받아 반짝이는 것 같다고 하여 붙여진 지명이다. 구릿빛이 나는 고개, 구리고개를 줄여서 마을이름이 됐다. 일제는 구리개를 황금정이라고 맘껏 부풀려 불렀다. 한전 서울본부와 롯데쇼핑 앞 큰길이다.
구리개는 유행과 관광, 금융 중심지로 변했지만 본래 조선 개국 초 혜민서와 구한 말 제중원 같은 서민구휼의료기관이 자리잡고 있어서 주변에 약재상이 즐비했다. 치료받고 약 구하러 온 백성들로 붐비던 거리였다. 정겨운 우리 지명이 표석 속에만 존재하는 것이 못내 아쉽다.
노주석 논설위원 joo@seoul.co.kr
2012-09-21 30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thumbnail - “한번 더?” 안은진에 뽀뽀 강요 ‘런닝맨’에 ‘문제없음’ 결론…쟁점은 “자발적”[이슈픽]](https://img.seoul.co.kr/img/upload/2026/10/29/SSC_20261029173755_N2.jpg.webp)



![thumbnail - 그냥 나왔다더니…대실 20분 만에 환불, 객실엔 샤워 흔적 [사연잇슈]](https://img.seoul.co.kr/img/upload/2026/10/29/SSC_20261029135413_N2.jpg.webp)

![thumbnail - “전작권 전환 시기, 한미 정상 합의 발표 가능성… 농축우라늄 수입 급감, 공장 짓기부터 시작을”[김미경의 다른 시선]](https://img.seoul.co.kr/img/upload//2026/10/29/SSC_20261029000926_N.png.webp)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