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형!/김종면 논설위원

[길섶에서] 형!/김종면 논설위원

입력 2011-06-13 00:00
수정 2011-06-13 00:42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20년하고도 또 몇 년, 친구처럼 지내 온 형이 회사를 떠난다니 마음이 짠합니다. 종착역까진 아직 좀 남았는데 몇 정거 앞서 내리시는군요. 형이 잇속 밝은 저잣거리 속물이 아님을 알진대 혹시 무슨 속사정이라도 있어서일까 마음에 걸립니다.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도 있기 마련이지만 씁쓸합니다. 사람들은 형을 어떻게 기억할까요. 나는 한 마리 선한 호랑이라 부르겠습니다. 까치와도 소나무와도 정을 나누는 친근한 민화 속 호랑이, 굶주려도 풀을 뜯지 않는 의연한 호랑이, 평소엔 온화하지만 일단 불의의 공격을 받으면 물러섬이 없는 용감한 백호랑이 말입니다. 젊은 시절 형은 그렇게 대차고 다감한 천생 기자였습니다. 형! 어떤 경우에도 기백과 위엄을 잃지 마십시오. 형은 가슴으로 인생을 가르쳐 줬습니다. 약한 자를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따뜻한 심성은 그 자체로 감동이었습니다. 그게 바로 형이지요. 이제 모든 미련을 내려놓으십시오. 인생 2막, 봄은 다시 찾아옵니다. 멋진 신세계가 펼쳐지길 기원합니다. 내내 강건하십시오.

김종면 논설위원 jmkim@seoul.co.kr

2011-06-13 30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탈모약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재명 대통령이 보건복지부 업무보고에서 “탈모는 생존의 문제”라며 보건복지부에 탈모 치료제 건강보험 적용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대통령의 발언을 계기로 탈모를 질병으로 볼 것인지, 미용의 영역으로 볼 것인지를 둘러싼 논쟁이 정치권과 의료계, 온라인 커뮤니티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당신의 생각은?
1. 건강보험 적용이 돼야한다.
2. 건강보험 적용을 해선 안된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