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칭찬/허남주 특임논설위원

[길섶에서] 칭찬/허남주 특임논설위원

입력 2011-06-08 00:00
수정 2011-06-08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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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감각 있어!” 좌판에서 사다준 양말 색상이 마음에 들었는지 딸의 문자에 하트가 두 개나 찍혔다. 아이의 칭찬에도 입꼬리가 절로 올라간다. 하지만 막상하려면 칭찬 말은 입가를 뱅뱅 돈다.

“살아보니 지혜가 필요하더라. 하루 한번 칭찬하기와 두번 웃겨주기를 지키고 있다. 같이 TV를 보다가도 옆을 흘깃 보면서 ‘저 배우보다 당신이 더 낫다’는 입에 발린 말도 한다. 그러고 웃으면 서로 기분 좋아.” 70대 중반의 이모님도 행복한 결혼생활의 지혜를 터득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단다. 선생님 출신답게 메시지를 담은 이야기 보따리를 중년의 조카들 앞에 슬그머니 풀어놓으신 것은 최근 빈 둥지 고령부부 기사 때문일까.

베이비붐 세대는 아이들이 독립한 후 부부만 살아가는 기간이 무려 19.4년이라 한다. 그 전 세대 1.4년과 비교하면 참 길기도 하다. 빈 둥지에 오롯이 둘만 남아 서로 미워하고 상처준다면 얼마나 불행할까. 칭찬하기, 웃겨주기. 음음, 목청을 가다듬고 칭찬 모드 돌입!

허남주 특임논설위원 hhj@seoul.co.kr

2011-06-08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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