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국경 넘는 산불, 국제협력이 해답/남성현 국립산림과학원장

[기고] 국경 넘는 산불, 국제협력이 해답/남성현 국립산림과학원장

입력 2015-10-11 18:12
수정 2015-10-11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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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현 국립산림과학원장
남성현 국립산림과학원장
기후, 토지 이용, 인구 증가 등 지구 변화로 인해 인류가 지금껏 겪어 보지 못한 대형 산불이 증가하고 있다. 올해 미국 남서부의 산불은 여의도 면적의 170배에 달하는 산림과 수많은 건물을 불태웠다. 1997년 인도네시아의 산불은 연무를 이웃 국가인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브루나이, 태국, 베트남, 필리핀까지 확산시켰다. 그로 인해 말레이시아 국내총생산(GDP)이 0.3% 감소하고, 많은 국민들이 호흡기 질환으로 사망하는 등 큰 피해를 입었다.

이렇듯 산불은 국경을 넘나들며, 한 국가만이 아니라 지구촌이 해결해야 할 주요 자연재해로 부각됐다. 이에 따라 각국의 경험과 지식을 공유하고, 국제협력의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 1989년 미국 보스턴에서 처음으로 세계산불총회가 개최됐으며 이후 대륙별로 4년마다 순회 개최되고 있다.

12일부터 5일간 아시아에서는 최초로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에서 제6차 세계산불총회가 개최된다. 이번 총회는 산림청과 강원도가 공동 주관해 ‘산불의 과거와 미래’를 총회 슬로건으로, 마거릿 월스트롬 유엔재해경감기구(UNISDR) 특사 등 국제기구 인사와 국내외 산불 전문가 등 80개국에서 3000여명이 참석한다.

전체회의에서는 산불의 이용, 산불과 지역공동체 등 5개 주제로 세계적 석학인 미국 애리조나대 스티브 파인 교수 등 11명의 기조 발표를 통해 산불의 당면 문제 흐름과 해결 방안을 토론한다. 병행 회의에서는 ‘산불로 인한 생태계의 영향’과 ‘산불방재 첨단기술 활용’ 등 7개 분야에서 108편의 구두 발표와 89편의 포스터 발표가 이어진다.

국립산림과학원은 총회 기간 동안 학술위원회를 주관해 병행 회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실시간 산불발생 위험지수를 알려주는 국가산불위험예보시스템과 정보기술(IT)을 바탕으로 만든 산불방지 시스템, 산불 소화탄, 기후 변화에 따른 산불 발생 예측, 산불 피해지 복원 등 그동안 수행한 연구 결과를 발표한다.

아시아 21개국으로 구성된 아시아 산불 네트워크 의장기관으로서 아시아지역회의를 주관해 각국의 산불 관계자들과 국가별 산불정책 및 우수 사례를 공유한다. 이와 함께 아시아 각국의 산불 역량을 강화하고, 국제 협력의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 10개국 19명의 훈련생을 초청해 지난 7일부터 산불 전문가 양성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교육 이수자는 귀국 후 자국의 산불 교관으로 활동할 것이다. 앞으로 이러한 교육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아시아산불훈련센터를 국내에 설치할 계획이다.

국립산림과학원 특별 세션에서는 1996년 고성, 2000년 동해안 대형 산불 피해지에서 산림 생태계가 어떻게 복원되는지에 대한 모니터링 결과와 복원 기술, 국내에서 많은 논쟁이 이뤄졌던 산불 이후 자연복원과 인공복원에 대한 연구 결과를 소개한다. 중국, 미국 등 10개국 전문가 50명이 열띤 토론을 할 예정이다. 세계산불총회를 계기로 각국의 정책 결정자, 연구자, 산업계 등 산불 관계자들에게 우리나라의 선진화된 산불 방지 시스템 및 복원기술과 국제협력을 위한 노력을 소개함으로써 국제 산불 관련 연구를 선도하는 국가로 자리매김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2015-10-12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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