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10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텔레그램성착취공동대책위 소속 회원들이 N번방 운영자 갓갓의 무기징역 선고를 촉구하고 있다. 서울신문DB
이들의 구체적 범죄 혐의를 살펴보면 앞날이 창창한 겨우 20대의 젊은이들이 어떻게 이런 파렴치하고 끔찍한 범죄행위로 돈을 벌 생각을 했을까 한심하다는 생각과 함께 분노를 불러일으키게 한다. ‘갓갓’이란 별명을 쓴 문형욱은 공범 6명과 아동·청소년 21명에게 1275차례에 걸쳐 성착취 영상물을 제작하도록 했고, 이런 성착취 영상 3762건을 텔레그램 대화방에서 배포했다. 강훈은 2019년 박사방의 주범 조주빈과 공모해 아동·청소년 7명 등 피해자 18명을 협박하고 성착취 영상물 등을 촬영·제작한 뒤 영리 목적으로 텔레그램 박사방에서 판매·배포했다.
대법원의 이번 확정 판결은 아동·청소년 관련 성착취 영상이 사회를 병들게 하는 치명적인 범죄임을 확인하고, 단죄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그간 법원은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들이 우울증과 자살에 내몰리는데도 범죄자들을 솜방망이 처벌을 해 왔다는 비판을 받았다. 대법원이 박사방 주범 조주빈에 이어 n번방 주범 문형욱에 대한 중형을 확정한 건 디지털 성범죄와 성착취에는 일말의 용서 없이 가혹한 사회적 격리를 실행한다는 의지를 확인한 것이다. 향후 성범죄 등의 양형 정립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2021-11-12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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