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임박한 버스 파업, 정부와 지자체가 나서라

[사설] 임박한 버스 파업, 정부와 지자체가 나서라

입력 2019-05-06 22:30
수정 2019-05-07 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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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52시간제 손실 일부 보조해야 노사와 시민 모두 고통분담 불가피

서울과 경기, 부산 등 전국 11개 지역의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 소속 버스노조 234곳이 내일부터 총파업 찬반투표를 한다. 투표가 가결되면 오는 15일 총파업에 돌입한다. 479곳 전국 버스 사업장의 절반 정도다. 자칫 출퇴근 대란이 생길 수 있다. 지하철망이 있는 대도시와 달리 버스 의존도가 높은 지방의 타격이 더 크다. 강릉 등 동해안 4개 시군을 운행하는 동해상사고속 노조는 이미 지난달 말부터 파업에 돌입했다. 인천 송도 역시 버스 운행이 중단됐다.

버스 파업은 주 52시간제 시행에 따른 변화 때문이다. 300인 이상 버스업체는 오는 7월부터, 300인 미만은 내년 1월부터 주당 최대 노동시간이 현재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준다. 노동시간 단축에 따라 추가로 1만 5000명이 필요하나 실제 채용된 인력은 1250명에 불과하고, 월 최대 110만원의 임금과 퇴직금이 준다는 게 노조 주장이다. 버스 노사는 추가 인력 충원과 임금 감소분 보전 등을 놓고 협상해 왔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대부분의 버스 회사들은 재정 여력이 부족해 이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상황이 이렇게까지 악화된 일차적인 책임은 정부에 있다. 지난해 7월 주 52시간제를 도입하면서 운수업에 적용한 1년 유예기간이 다 끝나가도록 사실상 아무런 해법도 제시하지 않았다. 버스 노사는 한목소리로 정부에 대책 마련을 요구했지만 정부는 ‘지방자치단체와 노사가 해결할 문제’라며 책임 회피에 급급했다.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할 기회”(국토교통부)라는 황당한 발언도 나왔다. 책상 머리에 앉아서 현실과 동떨어진 이야기만 할 거면 소관 부처와 공무원들이 왜 존재해야 하는지 묻고 싶을 정도다.

버스사업은 국민의 이동권을 보장하는 공공재 성격이 강하다. 수익이 나지 않는다고 노선을 함부로 폐지해서는 안 된다. 이번 분쟁은 제도 변화에 원인이 있는 만큼 정부가 문제 해결의 단초를 제공해야 한다. 지자체별 재정 여건을 감안해 지속 가능한 범위에서 제도 시행에 따른 회사와 노동자들의 손실을 일정 부분 지원하는 게 필요하다. 교통세 중 일부를 보조금으로 지급하는 것도 검토할 만하다. 지자체도 서울시처럼 준공영제 도입 등 버스사업의 공공성을 강화할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노사와 시민들의 고통분담도 불가피하다. 대중교통 요금을 언제까지 외국에 비해 저렴한 수준으로 묶어 둘 수는 없다. 회사는 경영혁신으로 비용을 절감하고, 노조는 근로시간이 줄어드는 대신 삶의 질이 높아지는 점을 감안해 일정 정도의 임금 감소를 받아들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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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5-07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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