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北 핵보유국 인정, 美 전쟁 압박, 우리의 無대책

[사설] 北 핵보유국 인정, 美 전쟁 압박, 우리의 無대책

입력 2017-12-04 22:42
수정 2017-12-04 2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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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방지 절체절명 목표 인식하고 북미·강대국 충돌 막는 외교력 확대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5형’ 시험발사를 계기로 미국 내에서 대북 선제 공격론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화성15형 미사일이 미국 본토까지 사정권에 두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북한과의 전쟁도 감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는 형국이다.

허버트 맥매스터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은 최근 미국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북한과의 전쟁 가능성이 매일 커지고 있다”고 밝혔고 미국 공화당 내 대북 강경파인 그레이엄 의원은 주한 미군 가족들의 철수 필요성을 제기하며 “의회에서 대북 선제공격을 논의할 필요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어제 한·미 양국이 미국 스텔스 전투기 F22 ‘랩터’ 6대를 포함한 230여대의 항공기가 동원된 역대 최대 규모의 연합 공중훈련(비질런트 에이스)을 시작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상황을 복잡하게 만드는 것은 북한이다. 핵무장 완성을 선언한 북한은 최근 핵보유국 인정을 전제로 한 협상 가능성을 제시했다.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은 방중 러시아 의원들을 만난 자리에서 “핵보유국 인정을 전제로 대화 테이블에 나설 수 있다”고 밝힌 것이다. 핵보유국 인정 자체가 한반도 비핵화를 지지하는 국제사회에서 결코 수용할 수 없다는 점에서 전형적인 화전양면 전략을 들고나온 것이다. 이런 와중에 영국 보수 일간 더타임스 일요판 더선데이타임스는 최근 중국 지도부가 핵보유국의 현실을 받아들이는 분위기라고 전해 우려를 낳고 있다. 러시아 역시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을 비난하며 북한을 두둔하고 있다. 주변 강대국들의 기 싸움까지 겹치면서 최악의 혼돈 상황으로 치닫는 형국이다.

한반도는 지금 1993년과 2002년에 이어 3차 핵 위기에 직면해 있다. 북한의 핵 위협이 현실화했다는 점에서 과거 두 차례 위기와는 차원이 다르다. 우리는 이번 안보 위기가 전쟁으로 비화되는 것을 막으면서 북핵 문제를 동시에 해결해야 하는 엄중한 과제를 안고 있다. 우리가 가진 외교안보 역량을 모두 가동해 지혜롭게 이 고비를 넘겨야 한다. 북·미 간 격돌과 함께 한반도를 둘러싼 중국과 러시아의 연합전선과 미·일 군사동맹이 충돌하는 상황에서 한반도 리스크를 최소화해야 하는 이중고까지 겹쳤다. 이런 와중에 미국이 주도하는 북한 해상봉쇄 추진 문제를 놓고 청와대와 송영무 국방장관은 엇박자를 내고 있다. 국민 불안을 덜어주기는커녕 더욱 증폭시키고 있으니 걱정이 앞설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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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정부는 무엇보다 명확하고 확실한 목표를 제시하면서 한반도를 둘러싸고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엇갈리는 강대국들의 충돌을 막아 우리의 외교 공간을 넓히는 정책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피땀으로 일군 대한민국이 한순간에 전쟁의 잿더미가 되는 참사를 막는 것이 절체절명의 목표라는 사실을 한시도 잊어서는 안 된다.

2017-12-05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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