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재선 광역의원 15% 조례발의 한 건 안했다니

[사설] 재선 광역의원 15% 조례발의 한 건 안했다니

입력 2014-07-10 00:00
수정 2014-07-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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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의원의 의정비가 아깝다는 말은 새삼스러운 건 아니다. 한 시민단체가 그제 내놓은 광역의원 의정활동 조사 내용을 보면 세금 낭비의 폐해를 다시금 생각게 한다. 바른사회시민회의에 따르면, 지난 지방선거에서 재선한 17개 시·도의 광역의원 315명 가운데 46명(15%)이 4년 동안 단 한 건의 조례도 대표발의하지 않았다. 82명(26%)은 시·도정 질의도 아예 안 했다. 놀고먹는 듯한 지방의회의 민낯이다.

물론 대표발의 조례가 적다고, 집행부에 질의를 덜했다고 의정 활동을 소홀히 한 것으로 단정할 순 없다. 지방의원은 조례로 발의할 정책과 사업이 적고, 법령과 예산의 제약이 없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이는 의정활동을 가늠하는 지표이고 의원도 이를 적극 홍보한다. 더군다나 지방의회 무용론까지 제기돼 공감대를 얻고 있는 때가 아닌가. 그런데도 국가권익위원회가 지난해 47곳의 지방의회 청렴도를 조사했더니 10점 만점에 평균 6.15점에 불과했다. 의회·사무처 등 내부 직원과 주민의 점수가 시민단체·학계 등 외부보다 박했다. 공공기관(7.86점)과 지자체(7.66점)에 비해 청렴도가 훨씬 낮았다. 자신이 운영하는 식당에서 식사하고 업무추진비로 비용을 지급한 사례도 있다 하니 당연한 결과다. 그럼에도 광역의회에 ‘지방의회 행동강령’을 조례로 제정한 곳은 한 곳도 없다고 한다.

우리는 지방의회의 전문화와 도덕성을 누누이 강조해 왔다. 지방의회가 출범한 지 어언 24년째이지만 아직도 활동이 미미한 의원은 수두룩한 실정이다. 그러면서 외유성 해외연수는 꼬박꼬박 챙기고, 때가 되면 이권에 개입하는 사례를 보아 왔다. 최근 재력가 송모씨를 청부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김형식 서울시의원이 비슷한 경우가 아닌가 한다. 같은 지역구인 김성태 국회의원에 따르면, 김 의원은 강서구 염창·가양·등촌지역의 준공업지역 해제를 반대했다가 송씨가 주변의 토지와 건물을 낙찰받은 뒤 돌연 준공업지역에도 관광호텔을 짓도록 용도변경 조례안을 발의했다. ‘구린 뒷거래’가 의심되는 대목이다. 김 의원은 송씨와 수억원을 거래했고, 같이 먹은 술값만도 수천만원에 이른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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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량이 모자라거나 도덕성이 결여된 자가 지방의원에 당선돼 임기 내내 놀고먹게 해서는 안 된다. 일은 건성건성하고 인·허가 등 이권의 먹이사슬에 얽힌다면 더 큰 문제다. 이를 해결하려면 지역 주민이 눈을 부릅뜨는 것 말고는 달리 도리가 없어 보인다. 이들의 나태함과 비리 연루는 평소 의정활동에 대한 주민들의 무관심이 빚어낸 결과일 수도 있다. 선거 과정에서부터 성실하고 청빈한 사람을 찾아내야만 지역 일꾼으로 부릴 수 있다. 시민단체의 이번 조사분석 내용은 이를 위한 신선한 참고 자료다.

2014-07-10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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