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세월호 잊고 네거티브만 춤추는 지방선거

[사설] 세월호 잊고 네거티브만 춤추는 지방선거

입력 2014-05-27 00:00
수정 2014-05-27 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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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정국 속 6·4 지방선거에 임하는 여야의 다짐은 ‘조용한 선거’다. 국가적 애도 분위기를 감안, 확성기 사용을 자제하는 등 최대한 몸을 낮춰 조용히 선거를 치르겠다고 여야는 약속했다. 그러나 오늘로 엿새째를 맞는 선거운동의 현실은 이와 동떨어진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거리에서 목청을 높이는 유세는 줄었을지 몰라도 뒤로 상대 후보에 대한 갖은 흑색선전과 비방을 앞세운 네거티브 선거가 맹위를 떨치고 있다.

지난 주말 본격화한 박원순 새정치민주연합 서울시장 후보 부인을 둘러싼 여야의 공방이 대표적 사례다. 박 후보 부인이 선거유세에 일절 모습을 나타내지 않자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는 지금 이를 둘러싼 갖가지 억측이 난무하고 있다. 이에 정몽준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 측은 대변인 등이 나서 그 배경을 물으며 박 후보 측을 압박했고, 박 후보는 그제 별도 기자회견까지 갖고 법적 대응의 뜻을 밝히며 흑색선전 중단을 촉구했다.

박 후보의 부인이 왜 남편과 함께 선거운동을 벌이지 않는지 우리는 그 이유를 알지 못한다. 그러나 부부 동반으로 유세를 하든, 아니면 조용히 뒤에서 선거운동을 돕든 그것은 당사자가 선택할 문제다. 공개활동을 하지 않는 배경이 위법적 사안이나 부도덕한 행위가 아닌 한 누구도 이를 문제 삼을 수는 없는 일이다. 사이버상에서의 입방아도 모자라 서울시정을 이끌겠다고 나선 집권여당의 후보 진영이 이에 편승해 의혹을 부추기는 것은 저열한 행위가 아닐 수 없다. 정 후보 측은 3년 전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 ‘나경원 1억 성형설’이라는 허위사실을 선거에 활용한 쪽이 박 후보 측이라며 반박하고 있으나 정녕 이런 저급한 공방을 이어가는 것이 집권여당 후보 진영의 올바른 모습은 아닐 것이다. 정 후보는 불법적 또는 부도덕한 배경이 있다면 이를 밝히고, 그렇지 않다면 논란을 부추긴 대변인 등을 당장 보직사퇴시키는 게 마땅하다.

서울시장 선거 말고도 지금 흑색선전과 비방은 나라 곳곳을 더럽히고 있다. 대검에 따르면 이번 지방선거에서의 흑색선전 사범이 전체 선거사범의 27%를 차지하고 있다. 2010년 지방선거 때의 8.6%에 비해 3배나 늘었다. 중앙선관위 사이버선거범죄대응센터가 적발한 위법행위 가운데서도 절반 이상이 흑색선전이다. 재산과 관련한 루머에서부터 여자문제 등 사생활과 관련된 소문이 대부분으로, 여야가 상향식 공천을 늘린데다 모바일을 이용하는 유권자가 크게 늘면서 당내 경선 과정에서부터 흑색선전이 전례 없이 기승을 부렸다고 한다.

모두가 아는 바와 같이 ‘~카더라’ 식의 흑색선전은 강한 파급력과 호소력을 지니고 있어 선의의 피해자를 양산한다. 뻔한 거짓이라 해도 수사당국의 실체 규명은 대부분 선거가 끝난 뒤의 일이다. 그나마 흑색선전의 유통 경로가 복잡하고 수법이 교묘해 후보나 당선자 측에 직접적으로 책임을 묻기가 어려운 게 현실이기도 하다. 과거 김대업 사건 등을 통해 이미 우리는 숱한 피해를 경험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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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당국의 신속한 단속이 긴요하겠으나, 이를 넘어 유권자 각자가 흑색선전의 희생양이 되지 않도록 눈을 부릅떠야 한다. 허튼 루머를 퍼 나르는 행위도 삼가야 한다. 수사당국 또한 흑색선전에 관한 한 선거 이후까지도 반드시 유포자를 찾아내 엄벌함으로써 흑색선전의 뿌리를 잘라야 한다.
2014-05-27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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