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세비 인상 거부한 美의회, 세비 챙긴 우리 국회

[사설] 세비 인상 거부한 美의회, 세비 챙긴 우리 국회

입력 2013-01-05 00:00
수정 2013-01-05 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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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상·하 양원 의원들이 세비 인상을 거부했다고 한다. 상당수 의원들이 “경제위기 상황에서 세비 인상은 부적절하다”고 의견을 모았기 때문이다. 미 의회 의원들의 세비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말 의원들과 연방공무원들의 급여를 0.5% 인상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함에 따라 자연 0.5 % 오를 수밖에 없었다. 사실 이 세비 인상분은 지난 2년간 경제가 어려워 연봉이 동결된 것을 고려한 적은 수준의 인상분이었다. 미 의원들의 세비 인상분이라고 해야 연간 900달러, 우리 돈으로 100만원도 채 안 되는 돈으로, 이마저도 마다하고 나선 것이다. 1년 내내 말로는 정치를 쇄신한다면서 세비 인상이니 평생연금이니 제 잇속 챙기기에 골몰하는 우리 국회와 달라도 너무 달라 보인다.

미 의회가 재정절벽 방지 합의안을 통과시키면서 세비 인상을 무효화하는 법안을 별도로 끼워서 처리한 것은 경제적 어려움에 처한 국민들과 고통을 함께 분담하겠다는 뜻일 게다. 우리 국회는 어떤가. 미 의회와 달리 우리 국회는 헌정 사상 처음으로 해를 넘겨 새해 예산안을 처리하면서 제 실속을 다 챙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세비만 하더라도 지난 대선 과정에서 여야 모두 정치쇄신안을 경쟁적으로 발표하면서 삭감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지만 빈말이 됐다. 세비 삭감 약속을 예산안에 반영하기는커녕 논의조차 하지 않고 의원 300명의 세비 310억원을 그대로 통과시켰다고 한다. 민주통합당은 대선 기간 세비 30% 삭감을 위한 법안까지 발의했고, 새누리당 역시 이에 동조하더니만 선거가 끝나자 외면하고 있는 것이다.

어디 그뿐인가. 국회의원 연금도 의원들의 특권 내려놓기 차원에서 가장 먼저 없애겠다고 큰소리쳤는데 이 또한 구렁이 담 넘어가듯 없던 일로 만들었다. 128억원의 예산안을 단 한 푼도 삭감하지 않고 처리한 것이다. 미국은 우리와 비슷한 시기에 대선을 치렀지만 정치권에서 한 번도 세비 삭감이나 연금 폐지와 같은 ‘선거용 쇼’는 없었다. 하지만 선거가 끝나도 그들은 아무런 말도 없이 행동으로 정치 쇄신이 무엇인지를 보여 주고 있다. 정치 쇄신은 멀리 있는 게 아니다. 그 첫걸음은 자기 희생이고, 말이 아닌 실천이 관건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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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1-05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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