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지방의회 대수술 필요성 일깨우는 징후들

[사설] 지방의회 대수술 필요성 일깨우는 징후들

입력 2012-10-25 00:00
수정 2012-10-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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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의회 의원들의 도덕적 해이가 도를 넘었다. 국민권익위원회가 최근 지방의회 9곳을 대상으로 업무추진비 집행 내역과 해외연수 실태를 조사한 결과 지방의회 의원들이 업무추진비를 엉뚱한 곳에 사용한 사실이 드러났다. 어제 권익위 발표에 따르면 사용이 금지된 유흥주점 등에서 업무추진비를 쓴 것은 다반사이고, 심지어 생활비 등 사적인 용도로 쓰기도 했다. 지자체 공무원이 며느리에게 법인카드를 줘 생활비로 썼다가 적발된 데 이어 이제는 지방의회 의원들까지 법인카드를 마구잡이로 쓰고 있다니 이들에게 도대체 공인의식이라는 게 있기는 한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어느 지방의회 상임위원장은 집 근처 치킨집 등에서 가족식사를 하는 데 법인카드를 썼다. 모친의 생일잔치 등의 식사비용을 법인카드로 낸 지방의회 의장도 있다. 가족이 운영하는 식당의 매상을 올리기 위해 820만원의 업무추진비를 쓴 지방의회 부의장도 있으니 의원직이 아예 가족사업을 위한 위장취업 자리가 아닌가 싶을 정도다. 지방의회 예산 역시 눈먼 돈쯤으로 여기는지 전출 공무원 전별금, 가족 입원 위로금 등으로 무분별하게 사용한 사례도 있다. 업자를 해외연수에 동행시켜 향응접대와 로비의혹도 제기됐다. 지방의회의 의정활동 또한 ‘낙제점’이다. 경기 성남시 의회는 4개월째 문도 열지 못하고 있다. 자신이 미는 의장 후보가 떨어지자 새누리당이 등원을 거부해서라고 한다. 그래도 시의원들은 그동안 매달 수백만원의 의정비를 꼬박꼬박 챙겨갔다. 내년도 예산안 심의 등이 이뤄지지 않아 시 행정은 거의 마비상태다. 저소득층 생계비도, 영·유아 보육료도 지급이 중단될 판이다.

지방자치 실시 20년이 지난 지금도 왜 지방의회 무용론이 잦아들지 않는지 되새겨 볼 일이다. 부당하게 사용된 업무추진비를 환수하는 것은 물론, 부패 의혹이 있는 의원들에게는 반드시 응분의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 권익위도 밝혔듯 이참에 업무추진비의 세세한 집행기준을 마련하고 집행내역 공개를 의무화해야 한다. 나아가 비리 의원들의 실명을 공개해 다시는 지방선거판을 기웃거리지 못하도록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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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0-25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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