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공존 위해 머리 맞댄 진보-중도-보수 운동가들

[사설] 공존 위해 머리 맞댄 진보-중도-보수 운동가들

입력 2012-01-20 00:00
수정 2012-01-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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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중도·보수 시민운동가 25명이 엊그제 한국사회 이념 대립 해소를 위한 ‘시민단체 활동가 그룹 행동강령’을 발표했다. 좌우 또는 보수와 진보로 나뉘어 양극단으로 치닫기만 하던 우리 사회에 이런 움직임이 있었다니 우선 반갑고 보기에 좋다. 공존을 위한 이들의 작은 목소리가 사회 곳곳으로 울려 퍼져 화합과 상생의 길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행동강령은 흥사단, 희망제작소, 공정언론시민연대 등 다양한 성향의 단체들이 지난 2009년 9월부터 머리를 맞대 만든 것이다. 2년 6개월 동안 8차례 토론을 가져 마련한 만큼 진정성이 느껴진다. 행동강령의 내용은 의외로 단순하고 소박하다. 법질서 존중, 색깔 시비와 낙인찍기 자제, 좌우진영 논리 탈피, 객관적 사실에 기반한 주장하기 등이다. 마음만 먹으면 사회구성원들이 어렵지 않게 실천할 수 있는 것들이다. 이들은 올해가 총선과 대선이 있는 만큼 정치인과 언론에 대해 각각 상호비방과 왜곡보도를 자제해줄 것을 당부했다. 정치권과 언론계는 이러한 주문을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

시민단체의 이런 움직임과 달리 우리 사회는 갈등과 대립, 분열, 편가르기로 극심한 진통을 겪고 있다. 갈등을 조정하고 해결해 사회통합을 이끌어야 할 정치권은 상대편을 헐뜯고 깎아내리기만 한다. 상대편을 인정하고 포용하는 화합과 대화의 정치는 발 붙일 틈이 없다. 최근 출범한 민주통합당의 문성근 최고위원은 대통령 탄핵까지 운운하며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이 당한 온갖 수모를 깨끗이 돌려드리겠다.”고 말했다. 정치 보복을 예고하는 듯해 실망스럽고 걱정스럽다. 언론도 진보, 보수로 나뉘어 갈등을 오히려 증폭시키고 있다.

이들 시민단체는 차기 정부에 사회통합 방안을 제시할 방침이라고 한다. 시작은 미미하지만 끝은 창대하리라는 말처럼 이들의 노력이 상생, 공생 사회의 밀알이 되기를 바란다.

2012-01-20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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