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지영 기자의 호모퍼블리쿠스] ‘레전드’ 공시에 죽어나는 수험생

[류지영 기자의 호모퍼블리쿠스] ‘레전드’ 공시에 죽어나는 수험생

류지영 기자
류지영 기자
입력 2018-04-17 17:52
수정 2018-04-17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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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지영 정책뉴스부 기자
류지영 정책뉴스부 기자
Q.팔만대장경의 경판은 모두 몇 개인가? ①8만 1351권 ②8만 1352권 ③8만 1353권 ④8만 1354권. Q.정약용이 저술한 책의 수는? ①500권 ②900권 ③800권 ④1000권 ⑤200권. Q.서울의 대표적 문학관·유적과 소재지가 잘못 연결된 것은? ①종로구 윤동주 문학관 ②용산구 황순원 문학관 ③성북구 한용운 심우장 ④도봉구 김수영 문학관

이런 문제를 선행학습 없이 풀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포털 사이트에서 ‘공무원시험 레전드’라는 이름으로 어렵지 않게 검색할 수 있는 공시 기출 문제의 일부다. 보통 ‘레전드’라고 하면 존경과 감탄의 의미가 담겨 있지만 여기서는 비꼼과 탄식의 뜻으로 쓰였다. 특히 마지막 문제의 경우 ‘공무원이 되려면 서울에서 택시 운전까지 해 봐야 하나’라는 공시생들의 한탄이 쏟아졌다. 공무원의 자질과 역량을 평가하는 데 이런 문제가 무슨 쓸모가 있을까. 정부 부처를 출입하는 기자의 눈에도 ‘넘쳐나는 수험생을 떨어뜨리기 위한 문제’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국가직 공무원시험 문제는 인사혁신처가 낸다. 지방직의 경우 서울시는 자신들이 직접 문제를 출제하고 나머지 지자체는 인사처가 대행한다. 요사이 불거진 7·9급 시험 문제 난도 논란은 인사처와 서울시의 합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인사처와 서울시는 출제위원에게 은근슬쩍 책임을 떠넘기는 모양새다. “지엽적 문제를 내지 말아 달라”고 부탁하지만 출제위원 다수가 전문가들이다 보니 일반 수험생과의 눈높이와 잘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전·현직 출제위원들의 이야기는 다르다. 출제기관들이 “변별력이 최우선 요소”라고 귀에 못이 박히게 강조하기 때문에 그런 문제라도 낼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김판석 인사처장은 “앞으로 공무원 시험에서 지엽적 문제를 지양하겠다”며 공무원 선발 방식 전반에 대한 쇄신 의지를 밝혔다. 하지만 최근 치러진 지방직 9급 시험에서 한국사 사건 발생 연도를 묻는 문제가 전체 20문항 가운데 6개나 출제되는 등 올해도 달라진 것은 없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해 초 대선 후보 시절 “입시지옥에서 대입 수험생들을 해방시키고 창조 역량을 키우자”고 강조했다. 하지만 그런 박 시장이 일하는 서울시의 올해 7급 시험 문제가 너무 지엽적인 탓에 유명 한국사 강사가 강의 도중 욕설을 하기도 했다. 입시지옥은 반드시 없애겠다는 그가 공시지옥 문제는 왜 신경쓰지 않는지 모르겠다.

이새날 서울시의원 “2026 한강 대학가요제, 잠원한강공원 유치 환영”

서울시의회 교육위원회 이새날 의원(국민의힘, 강남1)은 오는 5월 2일 잠원한강공원 다목적운동장에서 개최되는 ‘2026 한강 대학가요제’ 개최를 환영한다고 밝혔다. ‘2026 한강 대학가요제’는 2026년 5월 2일 오후 7시부터 10시까지 잠원한강공원 다목적운동장(신사나들목 앞)에서 열린다. 약 5000명의 시민이 참여하는 대규모 문화 축제로, 창작곡 경연 본선에 진출한 10개 팀의 무대가 펼쳐진다. 이와 함께 시민 참여형 체험 부스와 다채로운 축하 공연이 행사의 열기를 더할 예정이다. 행사 당일에는 낮 시간대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체험 부스가 운영되며, 본선 경연과 함께 스테이씨, 이무진, 비비, 옥상달빛 등 인기 아티스트들의 축하 공연이 이어져 한강을 찾은 시민들에게 풍성한 볼거리와 즐길 거리를 제공할 예정이다. 또한 대상 2000만원 등 총상금이 수여되는 창작곡 경연을 통해 청년 음악인들에게도 의미 있는 기회의 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 의원은 “잠원한강공원은 시민 누구나 쉽게 찾을 수 있는 대표적인 여가 공간으로, 이곳에서 청춘과 음악이 어우러지는 대규모 가요제가 열린다는 점에서 매우 뜻깊다”며 “특히 대학생과 청년 예술인들이 자신의 창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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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지자체가 ‘변별력 강화’라는 이름으로 말도 안 되는 문제를 들이밀며 “유레카”를 외칠 때마다 전국 수십만명의 공시생은 “이제 저런 것까지 공부해야 하냐”며 공포를 느낀다. 높은 분들은 “하루가 다르게 세상이 바뀌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하지만 정작 100분에 100문제를 풀어야 하는 구시대적 공무원시험 방식은 바꿀 생각이 없어 보인다. 이 때문에 대부분 공시생은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에도 1평 남짓 고시원 방에 처박혀 수험서를 외우고 또 외우며 자기 자신을 ‘시험기계’로 만들고 있다. 누구보다 청년을 위한다는 이 정부에서도 젊은이들이 이렇게 살아가게 내버려 둘 것인가.

2018-04-18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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