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뭇잎들이, 나뭇가지들이 파르르르 떨며
숨을 들이켠다
색색거리며 할딱거리며, 툭, 금방 끊어질 듯
팽팽히 당겨져, 부풀어, 터질 듯이
파르르르 떨며 흡! 흡!
하늘과 땅의 광막한 사이가
모세관처럼 좁다는 듯 흡! 흡!
흡! 흡! 흡! 거대한 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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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이 오면 고요했던 숲에 돌연 생기가 돕니다. 활시위를 팽팽하게 잡아당긴 궁사처럼 나뭇가지는 부러지지 않으려고 비바람과 맞섭니다. 하늘은 팽팽한 장막을 치고 번개는 황금빛 회초리로 정적을 찢습니다. 시인은 나무와 달리기라도 하는 듯 숨이 가쁩니다. 나무와 한 몸이 되어 함께 호흡합니다. 온몸의 세포가 깨어날 듯이 감각의 모공이 활짝 열립니다. 생동한다는 것은 움직인다는 것이지요. 흡! 흡! 깊은 숨을 마시고, 내쉴 수 있다는 말이지요. 우리는 종종 자연을 ‘정복’한다거나 ‘개척’한다는 말로 가두고, 미개한 대상으로 여깁니다. 이토록 광막한 자연의 폐 속에서 살아 숨 쉰다는 사실을요. 그 호흡이 얼마나 무자비하고 아름다우며, 난폭한지 잊고 살아갑니다.
신미나 시인
2022-09-02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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