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시덕의 대서울 이야기] 의주로 또는 통일로

[김시덕의 대서울 이야기] 의주로 또는 통일로

입력 2019-03-26 17:42
수정 2019-03-27 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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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덕 서울대 규장각 교수
김시덕 서울대 규장각 교수
조선시대에 압록강 남쪽 의주에서 동남쪽 한양으로 이어지는 서북방의 길을 의주로라 불렀다. 박정희 정권 이래로 그 길은 통일로라 불리게 되었지만, 필자는 여전히 이 길을 의주로라 부르고는 한다. 남북 통일은 먼 미래의 일일 것이므로 통일로라는 명칭은 공허하다. 또 통일이 되더라도 통일로라 부르는 것은 좀 뜬금없게 느껴질 터이다.

의주로는 조선시대 이래로 명·청과 오가는 주요한 길이었다. 남북으로 단절된 뒤로는 그 경제적 중요성이 많이 줄었다. 반면 남한의 수도인 서울이 북한의 국경선과 너무 가깝다 보니 의주로의 군사적·정치적 중요성은 상대적으로 더 커졌다. 경기 고양시와 서울시 은평구의 경계인 창릉천 남쪽부터 서대문역 교차로에 이르는 옛 의주로 구간에는 여러 개의 군사시설이 있다. 그 사이사이의 빈틈에 식민지 시대 이래 조성된 단독주택·빌라·고층아파트단지가 있다. 그리고 이들 공간의 외곽에는 화장터와 공동묘지가 존재했거나 여전히 존재한다. 사람이 사는 공간인 주택과 사람의 삶을 지키는 군사시설, 그리고 삶이 끝난 뒤 사후에 이용하는 화장터·공동묘지가 모두 존재하는 공간이 이 의주로이다.

사람이 사는 구역들 사이에 군사시설과 죽음의 공간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군사시설과 죽음의 공간 틈에 사람이 살고 있다. 그런데 서울시 내부에서 거주하거나 근무하는 사람들은 이들 시설을 잘 알아채지 못한다. 군사 시설은 각종 지도에서 안보를 이유로 지워져 있고, 서울시민들이 죽은 뒤에 이용하는 공간들은 경기 고양·남양주·파주시에 자리한 탓이다. 서울시설공단에서 관리하는 화장장과 공동묘지가 대서울 외곽 경기도에 존재하고, 고양시와 서울시의 경계에 자리한 이말산에서 전근대의 무덤과 군사시설, 은평신도시를 한꺼번에 볼 수 있는 것은 우연히 그렇게 된 것이 아니라 서울시 외곽과 서울시 바깥의 대서울 곳곳으로 이들 시설을 밀어냈기 때문이다. 그 결과 ‘혐오시설’을 외곽으로 밀어내어 ‘청결’하고, 가난한 자들을 외곽으로 밀어내어 계급적으로 ‘균질’해진 서울‘특별’시가 만들어졌다.

서울‘특별’시를 ‘청결’하고 ‘균질’한 공간으로 만드는 작업은 계속된다. 은평구에서 서대문구로 이어지는 옛 의주로 양옆에서는 오늘도 현저동·옥바라지골목과 같은 공간이 철거돼 고층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고 있다. 현저동 입구의 옛 재개발 추진 사무소에는 “돌팔매질 잘 해! 또 해 봐!”라는 종이가 붙어 있었다. 재개발 추진파와 반대파 사이에 투석전이 있었던 흔적이다. 아직 ‘빈민촌’ 시기의 도시 공간이 남아 있고 몇몇 주민들이 남아 있었다.

홍은동 문짝거리 근처의 부동산 정면에는 고층아파트 단지 분양 광고와 개량한옥촌의 풍경이 그려져 있었다. ‘혐오시설’과 가난한 자들의 주거를 모두 밀어낸 뒤 올린 고층아파트 단지에 거주하면서 개량한옥으로 상상되는, ‘만들어진 조선의 전통’을 향유하는 중산층의 세계관을 압축적으로 보여 주는 것 같다. 이런 공간은 서울시민에게 건전하지 못한 결과를 낳으리라고 필자는 예측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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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의회 국민의힘 김길영 대표의원(강남6)이 YTN 라디오 ‘슬기로운 라디오 생활’에 출연해 제12대 서울시의회 운영 방향과 함께 부동산 규제 완화, 청년 정책 패러다임 전환, ‘G3 서울 플랜’ 등 주요 현안에 대한 정책 비전을 밝혔다. 우선 의정 각오로 “시민이 진정으로 원하는 의회는 상호 비방하는 의회가 아니라 실질적으로 일하는 의회”라며 “소수 여당으로서 철저히 정책과 대안으로 승부하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서울시 최대 현안인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서는 ‘주거 안정’이라는 궁극적 목표를 명확히 했다. 주거 안정을 이루기 위해서는 재건축·재개발을 통한 실질적인 주택 공급 확대가 시급하며, 시장과 시민들에게 지속적인 공급 신호를 전달하는 것이 핵심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도시와 시민의 삶이 변한 만큼 일괄적 규제가 아닌 합리적인 ‘핀셋 규제’와 과감한 규제 완화가 이뤄져야 한다”며 현실에 부합하는 부동산 정책으로의 전환을 강조했다. 또한 제12대 의회 개원 직후 국민의힘 소속 의원 전원이 서명해 제1호 안건으로 발의한 ‘G3 서울 플랜 지원 결의안’의 당위성도 언급됐으며 “서울을 글로벌 Top 3 도시로 도약시키는 일에는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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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3-27 3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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