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세대] 주택보급률 100% 시대, 공급은 정말 필요 없을까/양동신 건설 인프라엔지니어

[2030 세대] 주택보급률 100% 시대, 공급은 정말 필요 없을까/양동신 건설 인프라엔지니어

입력 2019-11-28 22:42
수정 2019-11-29 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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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동신 건설 인프라엔지니어
양동신 건설 인프라엔지니어
어린 시절 새 신을 산 날은 누구든 날아갈 것 같은 순간이었을 것이다. 어린 시절 새 신을 산 날이면 아까워서 차마 신지도 못하고 밤새 품에 꼭 안고 잠을 청했던 기억이 있다. “새 신을 신고 뛰어 보자 팔짝 머리가 하늘까지 닿겠네.” 그래서 새 신을 사면 기쁜 마음에 다들 이런 동요를 흥얼거리곤 했다.

그렇게 새 신발 하나에 밤잠을 못 이루던 아이들은 이제 어른이 돼 주거지를 선택해야 하는데, 이때에도 ‘새집’에 대한 선호는 과거 ‘새 신’에 대한 선호와 크게 다르지 않다. 최근 주택 거래 사례를 보면 사람들은 같은 지역 같은 면적의 주택이라 하더라도 신규 주택이라면 50% 이상 비용을 지급하고서라도 기꺼이 취득한다. 이른바 새 아파트 선호 현상이다. 이러한 새집 선호 현상은 최근 점점 강화되는 추세다. 전·월세 시장으로 가면 새 아파트 선호 현상은 더 뚜렷해진다.

이런 가운데 지난주 서울시의회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은 “서울시 주택보급률이 이미 100%를 넘어 공급이 능사는 아니다”라고 언급했다. 박 시장의 이 언급에 대해 과연 오래된 주택에 거주하는 분들도 생각의 궤를 같이하고 있을지 의문이다. 아무리 주택보급률이 100%를 넘겼다 하더라도 약 360만호에 이르는 서울의 주택에 대한 선호는 각기 다르기 때문이다. 연식은 물론 입지에 따라서도 선호의 큰 차이는 발생하게 되는데, 같은 서울 같은 면적의 아파트라 하더라도 실거래가 차이는 최대 10배까지 발생하게 된다.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를 시행한다지만, 건설 엔지니어 관점에서 보자면 장기적으로 신규 주택의 가격은 점진적으로 오를 수밖에 없어 보인다. 신규 주택의 분양가격은 대지비와 건축비로 구분되는데, 대지는 영구적이라 가치가 줄어들지 않고, 건축비를 구성하는 생산요소는 물가상승에 따라 점차 상승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생산요소 중 노동의 관점에서만 보자면 최저임금은 지난 10년간 88%가량 상승했고, 건설노임단가 중 보통 인부의 임금 역시 82%가량 상승했다. 한국은행의 물가안정 목표가 연간 2.0%인데, 다른 생산요소인 자재나 경비 역시 매년 이에 따르는 물가상승을 하게 된다.

그래서 어쩌면 자연적으로 오르는 신규 주택 건축비에 공급 부족에 따른 신규 주택 희소 프리미엄 증대, 이러한 조합이 부동산 시장의 양극화를 더욱 부채질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재개발이라 할지라도 멸실주택을 고려한 순증 주택 수는 그리 크지 않다. 다만 재개발을 한다면 사람들이 선호하는 신규 주택의 공급은 늘어나 중장기적으로 시장의 안정은 도모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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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꺼비에게 헌집을 줄 테니 새집을 달라던 사람들이 시간이 흐른다고 헌집을 좋아하게 되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현재 서울시가 해야 하는 공급은 어떤 것일까. 공급이 능사는 아니라지만, 그 공급조차 사라진 시장은 과연 얼마나 왜곡될 것인가. 그저 숫자가 아닌, 사람들의 선호를 고려한 실질적인 주택보급률을 고민해 봤으면 한다.
2019-11-29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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