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갑의 빅! 아이디어] 총리 인사청문 이렇게 해보자

[박현갑의 빅! 아이디어] 총리 인사청문 이렇게 해보자

박현갑 기자
박현갑 기자
입력 2015-05-27 00:22
수정 2015-05-27 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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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갑 온라인뉴스국장
박현갑 온라인뉴스국장
또다시 인사청문회 정국이다. 황교안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다음달 둘째주 초에 열릴 전망이다. 벌써부터 과거 청문회 행태를 꼬집으며 인사청문회 무용론이 나오는 등 말들이 많다. 하지만 인사청문회는 해야 한다. 입법부가 대통령의 인사권 행사를 견제할 수 있는 장치이기 때문이다.

현행 인사청문제도는 미국을 모델로 한 것이다. 미국은 공직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요청에 앞서 사전검증을 연방수사국을 비롯한 행정부에서 한다. 공직 후보자의 병역 및 탈세 문제 등 이른바 도덕성 검증을 2~3개월에 걸쳐 철저히 한다. 이러한 검증과정을 통과해야 의회의 인사청문회장에 설 수 있다.

우리는 사정이 다르다. 청와대에서 마련한 200개의 도덕성 검증 항목에 대한 공직 예비후보자의 ‘자기 검열’에 이어 청와대 인사팀의 별도 검증을 거쳐 문제 없다고 판단하면 공직 후보자로서 국민에게 공개된다. 이후 언론의 도덕성 검증이 시작된다. 이러한 여론의 관문을 통과하면 인사청문회장에 나와 입법부의 검증을 받는 2단계 검증 과정을 거친다. 하지만 청와대의 자체 검증절차가 허술한 데다 정무적 판단까지 개입되면서 인사청문 과정에서 도덕성 검증을 중심으로 공방이 펼쳐진다. 국무위원으로서, 총리 후보자로서 국정 운영에 대한 철학과 능력 검증은 뒷전일 수밖에 없다.

공직 후보자 공개에 앞선 철저한 행정부 인사검증과 별도로 이번 인사청문회부터라도 여야 합의로 정책에 대한 이해 및 국정 수행능력 등을 검증할 방안을 마련해 보자. 예를 들어 이틀간의 청문 기간 중 도덕성 검증과 정책 검증을 하루씩 나눠 하는 것을 생각할 수 있다. 병역 기피 의혹이나 재산등록 등 도덕성 검증은 청문회 첫날에 하고, 둘째날에는 총리로서의 역할 및 자질, 국정 현안에 대한 이해 및 정책집행 능력과 리더십만을 따져 보자는 것이다. 그래야 국민들이 고위공직 후보자의 도덕성과 능력을 제대로 감별할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인사청문 취지에 맞게 행정부의 청문준비도 말 그대로 최소한에 그치도록 해야 한다. 황 총리 후보자의 경우 현직 부장검사 2명을 법무부 출장 형식으로 청문준비에 투입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인사청문회법 15조 2에는 “국가기관은 최소한의 행정적 지원을 할 수 있다”고 돼 있다. 하지만 실상은 ‘최대한의 서비스’다. 청문 준비에 해당 부처의 베테랑 공직자들이 투입된다. 이들은 공직 후보자 개인의 신상 및 도덕성 자료는 물론 국정 현안에 대한 청문위원들의 예상 질의에 대한 모범 답안까지 사실상 모든 것을 다 챙겨 준다. ‘최소한의 행정적 지원’에 대한 규정은 없으나 이는 해당 부처의 예산이나 인력운영 사항 등 기초자료 제공만을 의미한다고 보는 게 옳을 것이다. 공무원연금 개혁 등 공공개혁 문제나 복지 및 교육, 노동정책 등 국정 현안에 대한 공직 후보자의 철학을 가늠할 수 있는 질의에 대해서는 모범 답안을 제공할 게 아니라 본인에게 맡겨야 한다.

끝으로 공직자윤리법도 보완해야 한다. 공직자 재산을 둘러싼 시비는 재산공개 때는 물론 인사청문회 때마다 나오는 단골 메뉴다. 특히 전관예우 시비가 끊이지 않는 법조계 출신의 경우가 그러하다. 국회의원의 경우 재산공개 과정에서 직계존비속의 재산 공개를 거부한 비율이 10명 가운데 4명꼴이다. 이런 보도를 볼 때마다 국민들은 국회의원이 부정한 돈을 축적했을 것으로 의혹의 눈초리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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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5-27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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