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를 열다] 1968년 여름철 앞두고 서울시청 앞서 열린 방역차량 발대식

[DB를 열다] 1968년 여름철 앞두고 서울시청 앞서 열린 방역차량 발대식

입력 2013-05-04 00:00
수정 2013-05-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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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전염병 발생이 우려되는 곳에서는 방역 차량이 다니기는 하지만 그렇게 흔하게 볼 수는 없다. 위생 상태가 그리 좋지 못했던 시절, 방역차가 수시로 동네를 휘젓고 다니며 연기를 내뿜었다. 파리, 모기야 요즘도 있지만 그 시절에는 여름철이면 잠을 이룰 수 없을 정도로 들끓었다. 그럴 때면 방역차가 어김없이 나타났고, 한번 소독을 해 주고 가면 왠지 개운한 느낌이 들었다. 그러면서도 사람이 잠시 맡아도 별 이상한 느낌이 없는 이 냄새를 맡고도 파리, 모기가 죽을까 하는 생각을 하곤 했다. 실제로도 방역차의 효과는 그리 크지 않다고 한다.

방역차가 나타나면 으레 아이들이 몰려들어 차량 꽁무니를 따라다니는가 하면 연기 속으로 들어가 보곤 했다. 약품 냄새가 나는 연기를 내뿜는 방역 차량의 뒤를 아이들은 왜 그렇게 쫓아다녔을까. 방역차의 연기는 살충제를 섞은 경유를 태울 때 나는 것이라고 한다. 그러니까 아이들은 살충제 냄새가 아니라 경유 타는 냄새를 쫓아다닌 것이다. 경유나 휘발유가 타는 냄새는 묘하게 후각을 자극한다. 거기에다 시골 아이들은 자동차를 구경하기 어려웠을 터이니 연기를 뿜으며 달리는 자동차 자체가 신기해 보였을 것이다. 또 연기 속에 숨었다 나왔다 하며 숨바꼭질하듯 방역차를 놀이의 대상으로 삼았던 듯하다.

방역차를 따라가다 웃지 못할 일들이 벌어지기도 한다. 연기에 가려 모습이 잘 보이지 않는 틈을 타 뒤에서 돌팔매질을 장난으로 하는 녀석들도 있다. 연기에 가려 아무것도 보이지 않기 때문에 길옆의 웅덩이에 빠지기도 한다. 전봇대나 마주 오는 자전거와 부딪쳐 다치는 일도 다반사다. 방역차 연기가 멈추고 나면 모든 것이 드러난다. 어떤 아이는 머리에 혹이 나 있고 바지에 진흙을 뒤집어쓴 아이도 있다. 연기를 잔뜩 마신 녀석은 비틀거리기도 하고 구토를 해대기도 한다.

사진은 1968년 4월 20일 여름철을 앞두고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열린 방역차 발대식이다. 오른쪽 멀리 덕수궁이 보인다. ‘전염병을 박멸하자’라는 글씨가 적힌 피켓이 보이고 왼쪽 아래에는 ‘쥐를 잡자’ ‘오후 7시 쥐약을 놓자’라는 글귀도 보인다. 식량이 부족하던 때, 곡식을 축내는 쥐잡이는 방역보다 더 중요한 연중행사였다.

손성진 국장 sonsj@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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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5-04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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