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입력 2012-07-07 00:00
수정 2012-07-07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건기(乾期) 1/허연


가끔씩 오는 바람과 까마귀와 까마귀가 둥지를 튼 웃자란 나무는 동일한 리듬을 갖고 흔들리고 있었다. 햇볕의 방향과 그늘의 크기와 격자무늬 창살의 그림자도 동일한 리듬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한 번도 햇볕을 인정해본 적이 없는 불협한 나는 방구석에 잠복해 매일 해가 넘어가는 방향을 주시하고 있었다.

여름의 리듬에 동조하지 못했던 나는 이 여름의 복판이 한없이 궁금했다. 혼잣말도 리듬을 타고 돌아왔다. 내가 뱉은 말은 어디론가 흘러갔다가 리듬을 얻어 돌아오곤 했다. 나는 그 시절 내내 리듬에 시달리고 있었다.



2012-07-07 26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