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줄날줄] 싱글 대디/최광숙 논설위원

[씨줄날줄] 싱글 대디/최광숙 논설위원

입력 2012-01-26 00:00
수정 2012-01-26 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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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극의 황제 펭귄 엄마가 알을 낳으면 그 알을 품는 것은 아빠 몫이다. 펭귄 엄마가 먹이를 찾아 바다로 떠나기에 펭귄 아빠는 4개월 동안 배에 알을 품고 부화시켜야 한다. 그 과정이 눈물겹다. 아빠 펭귄의 육아는 그야말로 무한도전이다. 먼저 갓 낳은 알을 발등에 올려 품기 위해 필사적이다. 자칫 알을 떨어뜨리면, 영하 60도의 혹독한 추위에 그 알은 1~2분 사이에 얼어 버리기 때문이다.

부화에 성공한다해도 그 다음 더 어려운 숙제가 기다린다. 아기 펭귄에게 먹일 게 없어 아빠는 위 속에 저장해 뒀던 음식을 토해내 먹이기까지 한다. 그게 바로 펭귄 밀크라고 한다. 한 방송사의 다큐멘터리 ‘남극의 눈물’에서 보여준 펭귄 아빠의 새끼 키우기는 한마디로 부성애의 극치를 보여준다. 동물이 이럴진대 인간의 부성애는 오죽하랴.

‘둥둥둥 내 딸 어허둥둥 내 딸’ 심청가의 판소리 한 대목으로, 심봉사가 아내가 죽은 뒤 심청이를 무릎에 앉혀 놓고 어르는 내용이다. ‘심청전’의 심봉사는 그야말로 ‘싱글 대디’의 원조 격이다. 이런저런 이유로 홀로 살면서 아이들을 키우는 싱글 대디. 어린 딸을 업고 이 집 저 집 다니며 동냥젖으로 딸을 키운 심봉사의 생활은 싱글 대디의 힘겨운 삶 그 자체다.

홀로된 아빠가 아이들을 키우는 것은 여성들보다 갑절 이상 힘들다. 그래도 내 자식을 결코 포기하지 않겠다는 싱글 대디들. 이미 미국 할리우드는 30여년 전 영화 ‘크레이머 대 크레이머’에서 부성애로 똘똘 뭉친 한 남성을 주인공으로 조명한 바 있다. 배우 더스틴 호프만은 이혼 뒤 아들과 보내는 시간을 더 확보해 아들의 양육권을 뺏기지 않으려고 연봉이 낮은 곳으로 취직까지 한다.

요즘 이런 싱글 대디들이 증가추세다. 2009년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싱글 맘의 모자 가정이 116만여(79%) 가구이고, 싱글 대디의 부자 가정은 31만여(21%) 가구라고 한다. TV 드라마를 봐도 싱글 대디의 가정들이 심심찮게 나올 정도다. 서울시가 최초로 성동구에 싱글 대디를 위한 보호시설을 짓기로 했다.

사실 그동안 싱글 맘에 비해 싱글 대디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관심이 적었던 게 사실이다. 싱글 맘의 힘겨운 생활 이야기에만 귀기울였지 혼자 아이를 키우는 아빠들의 애로와 고충은 제대로 부각되지 않았다. 싱글 대디와 그 가정에 대한 정부 차원의 관심과 지원이 더 늘었으면 한다. 우선 전통적인 가정의 해체로 나타나는 다양한 형태의 가정에 대한 편견의 벽부터 허물어야 할 것이다.

최광숙 논설위원 bor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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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1-26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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