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줄날줄] 서울광장의 비극/육철수 논설위원

[씨줄날줄] 서울광장의 비극/육철수 논설위원

입력 2010-07-06 00:00
수정 2010-07-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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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생물학자인 개럿 하딘은 1968년 사이언스 지에 ‘공유지의 비극’(The Tragedy of the Commons)이란 유명한 제목의 논문을 발표했다. 지하자원, 초원, 공기, 호수의 물고기처럼 공동체의 구성원들이 함께 이용해야 할 자원을 시장기능에만 맡기면 고갈 위험이 크다는 이론이다. 목초지는 자주 인용되는 사례다. 어느 마을에 주민 공동소유의 목초지가 있었는데, 주민들은 여기에 적당한 수의 양떼를 풀어 기르면서 불편 없이 먹고 살았다. 그러던 어느날 마을의 한 청년이 양을 더 들여와 방목했다. 그의 수입이 늘자 다른 주민들도 앞다퉈 양을 더 풀었다. 양떼로 가득찬 풀밭은 곧 황폐해졌고, 결국 풀도 양도 모두 사라지고 말았다는 것이다. 그래서 공공자원에 대해서는 국가가 관리하거나, 이해 당사자들이 합의해서 이용권을 제도적으로 제한해야 한다는 게 이 이론의 핵심이다.

서울광장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이념·정파 간 갈등은 자칫 공유지의 비극이 될 수 있다는 느낌이 든다. 2004년 5월 시청 앞 교차로를 없애고 조성된 서울광장은 시민의 문화예술 및 휴식 공간이 애초의 목적이었다. 조례에도 그런 용도를 명시했다. 그냥 놔두면 시위꾼들이 독점할 것을 우려해서다. 그러나 일부 사회·시민단체와 야당은 이곳에서 집회와 시위도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끈질기게 요구했다. 서울시 주도로 광장을 사용할 게 아니라 시민의 품으로 돌려줘야 한다는 것이다. 서울시와 사회단체 등이 모두 시민을 내세우고 있지만, 실상은 ‘내용물’이 서로 다른 시민이라는 게 문제다.

이번에 민주당 의원이 절대 다수를 차지한 서울시 의회가 서울광장의 사용을 허가제에서 신고제로 바꾸겠다고 한다. 집회·시위도 명백하게 위험하지 않으면 허용하겠단다. 민주당 시의원이 75%(106석 중 79석)여서 조례 개정은 다 된 거나 마찬가지다. 조례가 개정되면 서울광장에서 문화를 갈망하는 시민과 집시의 자유를 향유하는 시민 사이의 다툼은 불을 보듯 뻔할 것이다.

서울광장을 개방하려면 시의회의 지혜가 필요하다. 두 부류의 시민에게 행사 날짜를 공평하게 배분하든가, 공간을 딱 절반씩 나눠 주든가 해서 일방의 독점을 막아야 한다. 이런 내용을 아예 조례에 명문으로 박아 두면 더 좋을 것이다. 그러지 않으면 서울광장의 비극은 필연이다. 서울광장이 문화공간으로 요충지인 동시에, 집시공간으로 군침을 흘릴 만한 곳이어서 이런 기구한 운명을 겪는 것 같다.

신복자 서울시의회 예산정책위원장, 제7기 예산정책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 개최... 세대형평성·재정구조·인구위기 대응 논의

서울시의회 신복자 예산정책위원장(동대문4, 국민의힘)은 지난 20일 제7기 예산정책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를 개최하고 세대 간 형평성, 지방재정 구조, 인구위기 대응을 주제로 한 연구과제 발표회를 진행했다. 이번 연구과제 발표는 서울시 재정의 구조적 문제를 진단하고 중장기 정책 방향을 제시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현출 위원(건국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은 ‘한국형 세대 간 형평성 지수(K-IFI)의 개발과 정책적 함의’를 통해 세대 간 형평성을 정량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지표를 제시했다. 해당 지수는 경제적 형평성, 복지·재정, 주거·자산, 지속가능성, 사회적 연대 등 다양한 영역을 통합한 복합지표로 구성하며, 정책이 세대 간 자원 배분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는 도구로 활용될 수 있다. 지방재정의 경직성 문제와 가용재원 확보 방안도 주요하게 논의됐다. 황해동 위원(한국지방행정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방재정이 겉으로는 건전해 보이더라도 실제로는 의무지출 증가로 인해 자율적으로 활용 가능한 재원이 부족한 구조적 한계를 지적했다. 이에 따라 ▲지방재정영향평가 실효성 강화 ▲국고보조율 차등 적용 ▲보조금에 대한 지자체 자율성 강화 등 제도 개선 방안이 제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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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2010-07-06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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