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유럽재정위기보다 큰 충격파

코로나·유럽재정위기보다 큰 충격파

최재성 기자
최재성 기자
입력 2024-08-06 01:57
수정 2024-08-06 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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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發 악재에 파랗게 질린 증시

2020년 4번의 매도 사이드카 발동
금융위기 때 2거래일만 8%대 하락
일각 “국제증시 과열로 인한 여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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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닥, 코스피가 표시돼 있다. 이날 코스피는 장중 8% 넘게 급락하며 2,450 아래로 내려가 20분간 거래가 중단되는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서킷브레이커는 전일 종가 지수 대비 8% 이상 하락한 상태가 1분간 지속하는 경우 발동된다. 2024.8.5. 오장환 기자
5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닥, 코스피가 표시돼 있다. 이날 코스피는 장중 8% 넘게 급락하며 2,450 아래로 내려가 20분간 거래가 중단되는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서킷브레이커는 전일 종가 지수 대비 8% 이상 하락한 상태가 1분간 지속하는 경우 발동된다. 2024.8.5.
오장환 기자
국내 증시에서 2020년 3월 19일 이후 4년 5개월 만에 서킷브레이커가 발동했다. 미국의 경기 침체 우려가 국내 증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관측이 나오긴 했지만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여파에 증시 전체가 뿌리째 휘청였다. 증권가에선 이전에 서킷브레이커가 가동됐던 2020년의 코로나19 팬데믹, 2011년의 유럽재정 위기 때보다도 충격이 컸던 하루였다는 탄식이 나온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 시장은 각각 이날 오전 11시와 오후 1시 5분을 기해 매도 사이드카(프로그램 매매 호가 효력정지)를 발동했다. 하지만 5분간 거래를 막는 매도 사이드카 발동만으로는 하락세를 막을 수 없었다. 사이드카 발동 이후에도 추락을 거듭한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는 결국 20분간 거래를 중단하는 서킷브레이커를 소환했다. 코스피는 8.10%, 코스닥은 8.05% 떨어진 시점이었다.

시장은 충격과 공포에 휩싸였다. 과거 사이드카와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던 시기엔 그럴 만한 글로벌 악재가 존재했다. 실제 2020년을 강타한 코로나19 팬데믹이나 2008년 찾아온 국제금융위기 등이 대표적이다.

가장 최근 양대 시장의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된 것은 2020년 3월 19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날 코스피는 8.39%, 코스닥은 11.71% 각각 추락했다. 그해 유가증권시장에선 총 네 번의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그만큼 코로나19가 국내 증시에 미친 파급력이 엄청났다는 방증이다.

2011년에도 유가증권시장에서만 네 차례의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유럽의 재정위기가 불거지면서 세계를 상대로 하는 금융회사들이 위기에 처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됐다. 유럽재정위기로 인해 사이드카가 발동된 2011년 8월 19일 코스피는 6.22% 하락한 채 장을 마감했다.

2008년 국제금융위기가 닥쳤을 당시엔 무려 12차례의 사이드카가 유가증권시장에서 발동했는데 이때에도 8% 이상의 하락률을 기록한 날은 2거래일밖에 없었다. 일각에서 미국 경기 침체 우려로 인한 현재의 위기 상황이 생각보다 더 심각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시장에선 미국의 경기 침체와 일촉즉발 중동 정세 외에 과열된 국제 증시 상황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발표된 고용지표에 대한 우려도 (증시 폭락의) 원인으로 작용했지만 시장이 크게 흔들린 데엔 과열된 주식 시장에 대한 우려와 그로 인한 주가 부담감이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2024-08-06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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