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현대차가 23일 또 다시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2.27% 하락한 116만1천원으로 2년2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고 현대차도 2.05% 하락한 19만1천500원에 마감했다. 반면 신한금융지주와 SK텔레콤, KB금융지주 등의 대형 내수주들은 오름세로 마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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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2.27%(2만7천원) 내린 116만1천원에 마감돼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2012년 7월 25일(115만8천원) 이후 2년 2개월만에 가장 낮은 가격으로 떨어진 것이다.
삼성전자는 전날에도 1.82%(2만2천원) 하락한 118만8천원에 거래를 마치며 120만원 벽이 무너졌다.
삼성전자는 우선주는 하락률이 보통주의 3배인 5.26%에 달했다.
단 이틀만에 4만9천원이 하락하면서 시가총액이 7조원 이상 증발했다.
삼성전자는 이달에만 3차례 120만원 밑으로 떨어지기는 했지만 그래도 하루 이틀 사이 반등해 120만원 선에서 등락을 거듭해왔다.
그래서 이번에도 조만간 반등해 120만원 박스권에서 오르내릴 것이란 전망도 있다.
하지만 2분기에 이어 두 번째 ‘어닝 쇼크(실적부진 충격)’가 가시화하고 있는 만큼 박스권 자체가 한 단계 더 내려갈 것이란 반론도 만만치 않다.
이번 하락세가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 속락 때문이란 이유에서다.
직접적인 하락 계기는 삼성증권이 22일 내놓은 삼성전자 보고서다.
삼성증권은 보고서에서 “9월 초 예상했던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5조7천억원에서 4조7천억원으로 다시 하향조정한다”고 발표했다.
주력상품인 스마트폰에서 저가제품은 중국 샤오미에 치이고, 고가제품은 미국 애플에 밀려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황민성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핸드셋 플랫폼 개선을 위해 필요한 시간을 고려하면 적어도 내년 1분기까지는 이익개선을 기대하기 어렵고 내년 이익은 올해 대비 7% 역성장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현대증권 역시 같은 날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이 4조1천950억원에 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는 3년 전인 2011년 4분기(4조7천839억원) 수준으로 후퇴하는 것을 의미한다.
당초 7조원으로 전망됐던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은 지난달 말 6조원으로 하락한 뒤 이달 중순 다시 5조원으로 떨어진 데 이어 4조원까지 밀렸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삼성전자의 주가가 과연 어디까지 떨어질 것이냐에 모아지고 있다.
많은 증권사들은 실적 부진 전망이 삼성전자 주가에 많이 반영된 상태이고 현금흐름과 주가순자산가치(PBR) 등을 고려할 때 이미 바닥권이라고 보고 있다.
단기적으로 좀 더 떨어질 수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상승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단기 바닥 주가가 110만원 수준에서 형성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외국인들이 지난 3일 이후 11거래일 연속 삼성전자를 순매수한 것도 이런 전망에 무게를 실어주고 있다는 게 증권가의 설명이다.
하지만 스마트폰의 경쟁력 확보가 단기간 내 이뤄지기 쉽지 않은 만큼 2, 3분기에 이어 4분기에도 실적 부진이 예상될 경우엔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특히 삼성이 지배구조 개편을 앞두고 총수 일가의 삼성전자 지분 매입이 강화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주가 하락세를 용인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대두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삼성 계열사인 삼성증권이 삼성전자의 어닝 쇼크를 전망하고 나선 데 대해서도 이례적이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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